정부가 아태경제협력기구(APEC)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APECCALS"의 서울 개최를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성사여부에 귀추가모아지고 있다. 이 행사가 우리측의 제안대로 서울 개최가 최종 확정되면 산업.경제적 부대효과는 물론 우리나라의 아시아지역에서의 위상 또한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통상산업부가 국제 이벤트인 "APEC CALS"의 서울 개최를 처음 제안한 것은 지난 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산업과학 및 기술실무그룹에서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 등 18개 회원국 전원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우리측은 APEC의 행동지침인 *자유화 *원활화 *경제.기술협력을 위한방안으로 "APEC CALS"의 개최를 제안, 회원국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그러나 우리측은 미국대표의 유보입장 표명으로 정식승인을얻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통상산업부가 미 상무부에 협조공문을 보낸 것도 미측의 동의 없이는 행사의 공인이 어렵다는 데 기인한다고통산부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미측에 협조공문을 보낸 것은 대회개최 여부보다는 이 행사를 APEC이라는 지역국가 기구의 이벤트로 격상키 위한 작업의 일환"일 뿐이라고밝혀 미측의 동의 없이도 이 행사를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따라서 "APEC CALS"의 서울 개최는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의지는 대체로 두가지 측면에서 엿볼 수 있다. 첫째로 APEC의 이질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창설된 APEC은 최근 경제보다는 정치외교의 장으로 변질되고 지역내에서 또다른 블록화현상이 일어나는 등 이 기구의 정체성을 크게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같은 이질감을 먼저 무역진흥과 산업기술 등을 통해 극복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아래 이 행사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는 국내의 광속거래체계에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국제규모의 행사가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비롯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산업의 정보화를촉진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매머드급 이벤트 행사가 도화선이 될 뿐만 아니라지난해 열린 국제 테크노마트와도 같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부의 의지대로 이 행사가 열리게 되면 광속거래와 관련한 국제행사중 최대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현재 CALS관련국제행사는 미 안보산업협회가 주관하는 "CALS 엑스포"와 유럽연합 국가들이 중심이 돼 열리는 "CALS 유럽", 일본.대만 등 아시아 4개국이 교대로개최하는 "CALS 퍼시픽" 정도로 알려지고 있으나 참가자들은 3~5천명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반해 "APEC CALS"는 APEC의 정식승인이 날 경우 적어도1만여명의 참가가 예상돼 정보산업뿐 아니라 이벤트산업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기존 행사들은 특정단체가 개최했던 데 반해 "APEC CALS"는APEC기구가 승인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기존대회와의 무게 또한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오는 9월 열릴 "CALS 코리아"와 중복되지 않도록 11월께 개최하는 일정마련을 검토중에 있어, 올해에는 CALS열풍이 산업계에강하게 몰아닥칠 전망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 대회의 관건이 APEC의 정식 승인에 있다고 보고, 유보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미국측의 협조를 외교경로 등을 통해 강하게 요청할계획이다. 그러나 CALS체계를 맨 먼저 완성한 미측이 역내 최대 행사로추진되는 이 대회를 쉽게 인증해줄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대회개최뿐 아니라 CALS체계 노하우의 전수를 외면하고 있는 미국이 정식으로 참가할지의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통산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미국의 태도는 불분명하지만,그동안 양국의 우호관계를 고려하면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있다"며 전회원국이 참가하는 "APEC CALS"의 서울 개최를 기정사실화했다.
<모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