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통신산업이 정부의 관리와 통제로부터 급속한 속도로 벗어나고있으며, 통신산업의 민영화는 올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갖고 있는 통신 주식의 25%가 민간에 공개되고,외국의 20여 투자업체가 러시아의 통신 민영화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통신부가 밝힌 "개혁 백서"에 따르면 공기업으로 운영되던 통신업체가운데 지난해말까지 전국적으로 주식회사로 바뀐 기업은 1백27개로 집계됐다. 단순히 교환활동을 허가받은 업자는 무려 2천명이다. 새로 설립된 사설기업만도 1백12개다.
바야흐로 통신시장의 자유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통신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액은 5억2천만달러로 집계되었으며 대부분이 정부 보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상되는 외국인투자 규모는 7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전자통신분야에서 기본 설비도 많이확장될 전망이어서 이래저래 투자전망도 밝은 편이다. 러시아 통신부는 지난해7조5천억루블을 들여 통신회선을 확장했으며, 올해에도 도시지역에 1백45만회선, 시외통신에 5만회선, 국제통신에 2만6천회선을 신규로 설치한다는계획이다.
올해 진행될 통신개혁의 초점은 정부가 보류하고 있는 통신주식을 관리하는"정부통신투자회사"의 주식을 민간에 더욱 할당한다는 계획이다. 정보통신주식회사는 국.공영 통신기업에 투자된 정부주식의 48%를 관리하고 있는데,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백억달러에 이른다고 블라지미르 볼가크 통신부장관은 밝히고 있다.
이들 정부 보유주식을 영국 브리티시 텔레컴(BT)사의 사례를 본받아 올해안으로 25%까지 민간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확고한 민영화를 위해서는 단계적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점차 매각되는 정부 보유주식의 비율을 높여갈계획"이라고 볼가크 장관은 설명한다.
러시아정부는 통신민영화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서 독일의 은행을 제정 자문기관으로 선정했는데, 앞으로 이 은행이 20억달러에 해당되는 정부주식을매각한다는 소문이 있다. 이처럼 러시아정부가 갖고 있는 통신주식이 민간에무더기로 넘어갈 것이 확실해지자 제일 먼저 달려드는 것은 외국기업이다.
벌써 이탈리아의 소테르 콘체른과 프랑스의 프랑스 텔레콤, 미국의 퍼스트보스턴 등 17개 업체가 모스크바에 대표부를 세우고 러시아의 통신민영화 계획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러시아 통신부는 밝히고 있다.
외국인 투자는 정부투자 주식회사를 창구로 하여 이뤄질 전망이다. 이렇게될 경우 장거리통신을 독점하고 있는 "러시아 텔레콤"과 대결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투자 주식회사가 장거리 통신에 필요한 현대적인 하부설비를 갖추고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기까지에는 적어도 몇년은 걸릴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장거리통신 분야에서 러시아 텔레콤의 독점 상태가사실상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쨋든 러시아 통신 당국은 외국인 투자가를 더욱 끌어들이고 통신산업을현대화하기 위해서는 국제수준의 관리체계와 회계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럴 경우에만 통신회사의 유가증권이 명실 상부하게자유롭게 유통되어 통신분야에서 자유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방에 있는 통신업체들의 주식을 정부투자 주식회사의 주식으로전환해주는 문제도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제 러시아통신 산업의 민영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김종헌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