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 주요 기업들간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샤프.도시바.NEC.히타치.호시덴.마쓰시타.세이코엡슨을 비롯한 일본의 대형LCD 12개사는 최근 그간 논란의 초점이 돼온 유리기판 규격을 표준화하기로합의했다. 이는 일단 업체수에 있어서 일본 20여 LCD생산업체의 절반을 넘는수준인데다 동의한 업체들 모두가 생산.공급 전부문에서 상위 랭커들이기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내업체들도 적극적인 찬성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어차피 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의 규격합의는 곧바로 산업표준으로 정착될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TFT LCD의 경우 10.4인치 기준 최근 국제거래가는 5백달러 이하에 형성되어있다. 1년여만에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유리기판 규격을 통일할 경우 설비투자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수있기 때문에 그만큼 경영수익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업체들은 이번 합의로 월 20만장 규모의 LCD공장 설비투자비가 기존 5백억엔에서 1백억엔으로 80%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국내업체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그러나 국내업체가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에 따른 경쟁양상의 변화다.
설비투자비가 줄어든다면 이제부터의 시장경쟁은 가격싸움이며 그 중에서도핵심은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수율 및 품질이다. 그동안 국내업계는비록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투자여력은 있었지만 초기 설비투자비가큰짐이 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가격경쟁에 나선다는 것은 적자폭만 늘릴 뿐이었다.
국내업체들은 이제는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합의가 단기적으로는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수율과 품질이일본에 뒤질 것이 없고 메모리 반도체에서 충분한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변화된 환경에서는 강세를 자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이 앞서 있다고 자부하는 만큼 수율싸움에서 유리하다고설명했다.
규격합의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이런 상황을 상정, 유리기판표준화를 자사가 먼저 일본에 제의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LG전자 역시 규격 표준화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단기적으로는 자사 영업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형기판이 상용화되는 98년이후에는 일본이 독자 규격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다분해 여기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