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컴퓨터산업 새물결 (4);64비트 시스템

64비트 워크스테이션및 서버 시장이 올해부터 본격 경쟁체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PC분야에서는 펜티엄 프로세서와 32비트 운용체계(OS)인 "윈도95"의 출현으로 32비트 시대에 성큼 다가섰으나 워크스테이션과 서버 분야에서는 32비트시대를 넘어 64비트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현재 64비트 프로세서 분야에서는 디지털의 알파, 선의 울트라 스파크, IBM.모토롤러 진영의 파워PC, HP의 PA 8000계열, 밉스의 R10000 등의 프로세서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64비트 시스템을 가장 먼저 출시했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업체라면 단연 디지털을 꼽을 수 있다. 디지털은 대형 시스템에서의 부진을 씻기 위해 64비트 시스템에 기업의 사활을 걸어왔고 고객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상당수 업체들이 64비트 시스템을 새로 출시하거나 기존에 발표했던 64비트 시스템에 대한 영업활동을 본격 전개할 것으로 보여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울트라 스파크"를 개발, 시제품만 생산해왔으나 최근 이 프로세서를 채용한 워크스테이션개발을 완료, 지난 11월에 공식 발표했으며 64비트 프로세서를 채용한 서버도 올 상반기중에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전자.삼보마이크로시스템 등 선호환기 업체들도 올해부터는 64비트 울트라 스파크를 채택한 워크스테이션과 서버를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64비트 프로세서인 "R8000"계열 프로세서를 채택한시스템을 일찍부터 출시해왔으나 64비트 운용체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때문에 64비트 시스템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밉스사의 "R10000" 프로세서를 채택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64비트 시스템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HP도 64비트 프로세서인 PA 8000을 이미 지난해부터 샘플 공급중이며 국내지사인 한국HP는 올 상반기중에 64비트 워크스테이션과 서버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64비트 시스템의 선발주자인 디지털은 64비트 알파칩의 성능개선에 박차를가하는 한편 홍보작업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은 최근에 기존의 64비트 알파칩의 성능을 크게 개선한 3백33MHz급알파 21164칩과 3백MHz급 알파 21064A칩을 새로 발표했다. 디지털은 이 프로세서를 현재 견본 판매중인데 향후 워크스테이션에 탑재 보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64비트 시스템을 출시한다고 해서 64비트 시스템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64비트 시스템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하드웨어뿐 아니라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시스템을 완벽하게지원할수 있는 운용체계와 응용 프로그램들이 충분히 개발돼 있어야만 한다.

현재 64비트 시스템을 사용중인 대부분의 고객들은 32비트 애플리케이션을사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64비트 운용체계도 본격 탑재될 전망이다. 이미 디지털은64비트 운용체계인 "디지털 유닉스"를 자사의 시스템에 탑재해 공급 중이며실리콘그래픽스도 자사의 유닉스인 "아이릭스"의 64비트 버전을 발표했다.

그러나 문제는 64비트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이다. 현재 많은 서드 파티및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64비트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이들 애플리케이션이 상용화되어 보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장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