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형PC "모터퓨터" 시장정착 가능할까

본체와 모니터를 하나로 결합한 모니퓨터(일명 일체형PC)가 다시 주목을끌고 있다.

지난해 5월 LG전자가 일체형PC를 국내 처음 선보였으나 당초 기대와는 어긋나게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데 실패했는데 최근들어 국내 PC업체들이 일체형PC를 경쟁적으로 출시, 시장을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5대 PC업체중에서 현재 일체형PC를 내놓고 있는 곳은 LG전자와 대우통신. 여기에 삼성전자가 3월 제품출하를 계획하고 있으며 나머지 삼보컴퓨터와 현대전자는 아직까지 출하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5대업체들 스스로도 일체형PC의 미래에 대해 확실한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체형PC의 등장은 본체와 모니터 분리형과는 달리 디자인을 다양화할 수있으며 하나의 전원을 연결하고 버튼 하나로 컴퓨터를 작동시킬 수 있다는장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또 본체와 모니터를 제작하는데 소요되는 금형제작비를 반으로 줄일 수 있고본체와 모니터에 각각 들어가는 파워서플라이 등 부품을 2개에서 한개로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기존 제품에 비해 20%정도 싸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일체형PC는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본체와 모니터를 합친데서 오는 단점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고주파.고전력을 사용하는 모니터와 저전력.

저주파를 사용하는 본체를 결합함으로써 전자파장애 등이 나타나고 이에따른기기의 오동작에 따른 고장 및 이에대한 사후처리가 어렵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일체형PC가 국내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한 것은 수요자들의구매성향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국내 수요자들은 스스로 PC를 조립하고 업그레이드작업을 처리하고 있기때문에 설치하기 쉽고 작동하기 간편한 일체형PC의 장점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이미 멀티미디어화가 공식화되고 있는 국내 홈PC시장에서 일체형PC만으로는 수요자들이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체형PC가 기존 PC시장과는 별도의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일체형PC는 전체시장의 5~6%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특히 일본의 경우 시장의 20%를 이들 일체형PC가 차지하고 있다는사실은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외국의 경우 멀티미디어를 구현하는 모든 기능을 내장한 국내의일체형PC와는 달리 단순한 기능만을 내장하고 가격을 분리형에 비해 대폭 낮춘이른바 일체형PC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제품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어서 외국의 사례가 국내에서도 이어질 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실제 일체형PC 시장이 형성된 미국 등에서 일체형PC는 일반가정용이 아닌주로 은행의 뱅킹터미널용이나 교육용이며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NEC 등 일본PC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들이 일체형PC를 앞세워 가격파괴를 주도하면서홈PC시장을 공략, 일체형PC 시장을 확대시켰다는 사실은 국내 업체들에 많은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국내업체들의 잇따른 출시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일체형PC가 과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PC매출을 확대하는데 일조를 할 것인지귀추가 주목된다. <양승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