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의료정보를 표준화하여 공개.공유하는 것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단순한 일처럼 보이지만 "의료계의 정보 네트워크화"라는 혁명적인 의미를담고 있다. 그럼에도 카르테에 대한 의사들의 배타적 태도 등 몇 가지 장애에 부딪쳐 그간 좀처럼 시도되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카르테 전자화"가일본의 한 개인병원인 치바현 가메다종합병원에서 시작됐다. 이 병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자카르테시스템의 운용실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전자카르테 입력
환자가 초진을 받으면 의사는 다른 의료기관과 마찬가지로 상태나 병력을검진한다. 그러나 의사의 책상에는 카르테 용지 대신 PC가놓여 있다. 화면에는 질문사항이 나열돼 있고 의사는 이것을 읽어 나간다 .질문사항 옆으로는 예상답이 미리 표시돼 있어 키보드로 일일이 기입할 필요가 없고 환자의답변에 따라서 해당항목을 마우스로 클릭할 뿐이다. 대강의 질문이 끝나면그 결과를 토대로 문장이 자동적으로 작성된다. 여기에 의사의 소견 등이 추가된다.
-진료 표시
검진이 끝나면 다음 단계인 방사선 촬영이나 정밀검사.주사 등도 PC의화면에서 지시할 수 있다. 예컨대 방사선은 어떤 촬영이 필요한지 등을 화면에서 상세히 지정할 수 있다. 정밀검사나 주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들 정보는 방사선 촬영실이나 각종 검사실에 오란인으로 보내진다. 그러므로환자가 카르테를 들고 촬영실에 가 서류를제출하고 나서 촬영준비에 들어가는 번거로움이 모두 없어진다. 그 결과 역시 전자화돼 온라인으로 전송된다.
-진료 표시
약처방도 역시 화면에서 한다. 게다가 약효를 지정하면 그에 맞는 약의 처방이 화면에 나온다. 진찰실에서 처방을 내리면 즉각 조제실로 정보가 보내진다. 그로부터 실제 약이 나오기까지는 15분 정도가 걸린다. 진찰결과나 치료방법 등을 듣고, 다음 예약을 마친 환자는 투약창구에 가서 바로 약을 타갈 수 있다.
-진료예약 표시
가메다종합병원 가운데 외래환자를 전문으로 하는 가메다클리닉은 원칙적으로 예약제이기 때문에 진료 후에는 다음 예약을 접수받는다. 이것도 의사가 PC화면에서 조작한다. 기본적으로는 30분당 3명밖에 예약을 받지 않는다. 그 이상의 예약에는 특별한 조작이 필요하다.
-효과
이같은 시스템으로 운용되는 전자카르테의 핵심은 "1환자 1카르테"에 있다. 즉 환자 한명이 이비인후과.외과.내과 등 몇 개의 진료를 받아도 모든 결과는 하나의 전자카르테에 수록되는 것이다.
그 효과는 "대기시간 단축"에 그치지 않고 진료행위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1환자 1카르테"에서는 환자의 과거질병, 건강상태 데이터, 처방, 방사선이나 혈액검사의 결과를 모두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통일된 형식으로 기록돼있어 해독이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초진에서도 미리 환자의 상태를 상세히파악한 후 치료를 한다. 설령 담당의사가 없을 때 병이 악화되더라도 다른의사가 그때까지의 상태를 파악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한마디로 "의사중심"의 관행을 깨고 "환자중심"의 의료를 실현하는 데 전자카르텔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진료프로세스 모델"을 확립시켜 의료행위의 표준화를 꾀할 수 있다.
전자카르테에서는 검진에서 처방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처리사항이 순서대로나오기 때문에 의사가 마음대로 진료항목을 제외시키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해 가메다종합병원은 현재 실험적으로 몇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프로세스 모델을 만들고 있고 4월부터는 이를 이용해 진료할 예정이다. 그러나이것은 한편으론 진료의 발전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때문에 가메다종합병원은진료프로세스 모델은 만들지만 엄격히 준수할 필요는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의사 개인의 판단을 존중하되 그것이 데이터로 축적되면 어떤 진료방법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지 비교검토해 프로세스 모델을 개량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진료내용이 공개되기 때문에 의사간 상호 비판의식이 생기는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화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가메다종합병원이 착수하려는 것은 전자카르테를 통한 의료기관간의 연계 네트워크다.
현재는 가메다클리닉 등 가메다그룹 산하의 의료기관을 온라인으로 연결하고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접 의료기관과의 네트워크화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모든 병원이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비할 필요가 없고,같은 병으로 다른 병원을 찾는 경우 처음부터 다시 검진을 받는 번거로움이사라질 것이다. 의료비를 줄이고 환자의 금전적.시간적 부담을 경감시킬 수있는 것이다.
한편 전자카르테의 장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후생성은 지난해부터 개발추진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연구개발은 의료정보시스템개발센터에 위탁하고 전자카르테개발위원회라는 조직도 구성했다. 연구비로 올해 2억9천만엔을 책정한상태다.
그러나 이를 널리 보급시키는 데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개인 비밀보호를 위한 정보보안체계의 확립문제이다. 환자의 인격을 존중해 환자에게정보게재 결정권한을 대폭 부여하면 의료상 필요한 정보가 누락되는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다.
또 하나는 법률상의 문제다. 현행법상 카르테는 의사의 서명이 필요한데,이와 관련해 가메다종합병원에서는 전자카르테를 종이로 빼내 의사가 서명하고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후생성은 전자카르테에 대해 의욕적이다. 증가하는 의료비를 경감하는 동시에 진료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의료계의 정보 네트워크화"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보인다.
<신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