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구조합 새이사장 선출 안팎

박효상기자

올 1월말 현재 총 4백3개의 의료기기 제조업체중 대표적인 1백65개 업체를회원으로 확보, 국내 의료기기산업을 대표하고 있는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의 새 이사장에 소모품류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대표가 선출돼 주목을 끌고있다.

이는 그동안 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직을 봉합사 등 소모품류를 생산하는 아이리사의 이상호 사장이 지난 88년부터 최근까지 8년동안 세차례에걸쳐 연임했고 전임 이사장직도 1회용 주사기 등을 생산하는 남북의료기의고영환 사장이 2년동안 역임했음을 감안할 때 무려 10년 이상을 소모품류 의료기기 업체가 의료용구조합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대아양행의 하창화사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데에는 현조합의 전신인 협회 설립시부터 약 30여년간을 이사 등 각종 임원을 맡아오고있어 의료기기산업 및 조합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는데다 합리적인 성격때문에 회원사 내에서 비교적 신망이 두터웠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한편 핵심 의료기기 생산업체의 대표들을 제치고 중소 소모품업체 대표가직선으로 선출되는 조합 이사장직을 이처럼 장기간 맡을 수 있는 요인은 소모품 업체의 회원수가 핵심 의료기기 업체보다 많고, 또 핵심 의료기기 업체대표가 이사장 후보로 나서기를 꺼리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용구조합이 전자의료기기 등 첨단 의료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업무 추진능력마저 떨어져 전자의료기기 업체들로부터 "수준낮은 의료기기 단체"라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기도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소모품업체의 대표가 이사장에 선출됨에 따라 의료용구조합은 소모품류를 취급하는 단체가 중심이 되고 전자의료기기업체들은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를 중심으로 뭉쳐짐으로써 두개의 단체가 더욱 더 분리될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