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반도체 양자소자 기술

박경완

<>서울대 물리학과 졸

<>한국과학원 물리학 석사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물리학 박사

<>한국표준연구소 연구원

<>현재 ETRI 기초기술연구부 양자소자 연구팀장

오늘날 정보통신기술은 세계의 중추 신경망을 이루게 하는 기반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산업은 물론 정치.경제 그리고 문화발전에 큰 영향을 끼쳐 사회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의 기초연구는지능화.복합화.개인화.인간화를 기본 개념으로 하면서 테라(10⒀⒁)급에이르는 초고속.대용량의 정보 저장.처리.전달.가공기술을 필요로 한다. 특히대용량 정보저장을 위해서는 현재의 메가(10 )급 저장능력을 기가(10 ).테라급으로 향상시켜야 하는데 이의 실현을 위한 기술중의 하나가 바로 시스템구성 최소 단위인 단위소자의 축소화(miniaturization)이다.

반도체 기술은 실리콘 재료에 기반을 둔 집적회로(IC)가 지수함수적으로발달해왔다. 그러나 초고집적화를 위한 소자의 크기 축소는 기술적으로 어렵고크기 축소에 따른 난제들로 인해 고전적 동작 원리에 기반을 둔 반도체 소자의 초고집적화는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여러가지 광묘화(Photo lithography) 기술로 얻을 수 있는 소자의 최소선폭의 크기는 약 0.2마이크로미터다. 앞으로 반도체 묘화기술과 제작공정의 발전으로 소자선폭이0.1마이크로미터 미만까지 축소되더라도 0.1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선폭에서예상되는 양자효과(quantum effect)가 기존 소자의 동작에 불필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더욱 나은 성능과 초고집적도를 갖는 소자의 개발이 끊임없이 요구되고 있는데 이는 현존 개념의 단위소자나 시스템 구조의 효율적인 설계와 축소로인해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위소자나 시스템 구조 변형의 응용은 곧 한계에 부딪힐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기존 트랜지스터를 기본으로 하는 단위소자를 대체할수 있는 차세대 초미세 단위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구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단위소자 연결문제의 해결, 둘째 새로운 물리현상을 이용하는 소자, 셋째 스위칭 이상의 다기능을 갖는 소자 등이다. 이러한 조건은단위소자와 그 시스템 구성이 별도의 독립분야가 아니라 한꺼번에 접합시켜생각하는 개념을 도출해야 한다. 또 새로운 현상의 응용이라는 측면에서는0.1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소자 크기에서 나타나는 양자역학적 현상을 들 수있다.

오늘날 고체물리연구는 고체내에서의 양자효과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잘정립되어 있다. 특히 얇은 고순도반도체 박막 성장기술과 초미세구조 제조기술은 이러한 연구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기술들은 전자소자의 축소화에 초점을 맞추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전자소자의 축소화에 의해 발생하는 전자소자의 양자효과가 무시할 수 없게 됐고, 이 양자효과를 전자소자에 능동적으로 응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오늘날 전자소자의 기초 및 첨단연구의 핵심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양자효과 소자의 장점은 대용량.초고속.저전력 그리고 다기능성 등이다.

초미세 반도체 구조에서 발생되는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하는 소자는 크게양자광학 소자와 양자전자 소자로 구분된다. 양자광학 소자의 연구는 초미세구조인 양자샘.양자선.양자점 구조를 활용, 광소자의 효율 증진을 위한 초미세 반도체 레이저와 초미세 반도체 광검출기의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양자전자 소자의 연구는 양자샘에서의 전자관통, 저차원에 구속된 전자의 특성, 탄동적 전자의 특성, 그리고 전자의 파동성을 이용하는 초미세 양자간섭소자의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 초미세구조의 소자 개발연구는 양자소자를 넘어 단전자 소자의 동작이 시현됐으며 더 나아가 원자 스위치 소자가 제안되어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계속 연구중이다.

극초미세 소자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는 수개의 원자들로 이루어진 구조일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는 원자크기 물질의 조작이 가능하게 되고궁극적으로는 원자 수준에서 작동하는 트랜지스터의 제작도 가능하게 되며양자 크기 효과에 의해 주도되는 전기적 성질을 갖는 새로운 소자들의 실현이 기대된다. 원자 수준에서 작동하는 "꿈의 소자" 실현은 실제 전자의 주사관통 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을 이용해 점차 그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주사 관통 현미경을 핀셋으로 이용하는 원자.분자 수준에서의조작기술은 실용적인 전자소자의 제작을 궁극적인 연구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의 반도체 가공기술을 훨씬 능가하는 새로운 기술이 탄생할것으로 기대된다. 즉 초고속 원자논리 소자와 원자기억 소자 등과 같은 "꿈의 소자"들에 대한 개발의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를 한개씩 떼어낼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키면 1과 0으로 표시하는 디지털 신호를 원자 한개의 유무로 치환하는 것이 가능해 기존 콤팩트 디스크(CD) 정보량의 1억배를수록할 수 있게 된다.

전자빔 묘화기술(electron beam lithography)에 의한 초미세 양자구조 제작기술은 전자빔과 전자빔에 의해 감광되는 전자빔 레지스트를 이용해 초미세구조를 제작하는 기술로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는 기술이다. 이때 이용되는전자빔의 크기는 약 40~60옹스트롬(1억분의 1cm)까지 줄일 수 있다. 이 전자빔의 크기가 제작할 수 있는 최소 선폭의 한계다.

물론 최소 선폭은 전자빔의 크기 뿐 아니라 전자빔의 근접효과, 전자빔 레지스트의 특성, 그리고 직접묘화 후의 처리 공정 등에 의해 좌우된다.

현재 미세구조의 제작은 광묘화기술에 의해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이기술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최소 선폭은 광원의 파장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이유는 빛의 회절 현상 때문이다. 따라서 파장이 짧은 빛일수록 더 작은 선폭의 미세구조를 제작하는데 유리하다. 엑스선(Xray)은 파장이 수 옹스트롬이어서 수 옹스트롬의 선폭을 갖는 구조의 제작이 가능하다. 현재의 기술 수준은 0.1마이크로미터의 선폭을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간편한 소형 생성 장치의 제작에 관한 문제, 묘화용 마스크 제작상의 문제, 그리고 레지스트에 관련된 물질의 문제 등 실용화에 필요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엑스선 묘화기술은 주사 관통 현미경에 의한 묘화기술과 전자빔묘화기술에서 단점으로 지적되는 직접묘화가 아니어서 앞으로 초미세구조 제작 및 실용화에 최선의 방법으로 여겨져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양자효과를 가장 처음 응용한 소자는 터널 다이오드라 할 수 있다. 그후단결정 박막성장방법의 발달로 양자 우물.초격자 등과 같은 인공적 반도체구조의 전기 및 광학적 특성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특히 양자 우물 구조는양자크기 효과에 의한 에너지 준위의 양자화와 2차원 전자상태밀도 등의우수한 특성으로 인해 많이 연구됐으며, 광원.모듈레이터 및 스위칭 소자와광검출기를 하나의 칩에 직접화하는 광전 집적 분야에 응용도 매우 활발하다.

따라서 양자 우물을 이용한 양자소자들은 전기.광학적인 면에서 실용화 수준에 이르렀다.

반도체내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양자현상중 전자의 활동거리가 전자의 가간섭성 길이보다 작은 초미세소자에서 일어나는 양자현상을 양자간섭현상이라한다. 이 현상에서는 전자의 파동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현상을 이용해 기존 소자의 성능을 능가하는 새로운 양자간섭 소자 연구가 진행중이다.

양자간섭 소자는 스위칭 속도가 빠르며 한개의 소자가 다기능을 수행할 수있고 전력소모가 적어 차세대 양자소자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초미세구조에서 전자를 저차원으로 구속시킴으로써 나타나는 단전자수송효과현상을 이용하는 단전자 트랜지스터와 단전자 메모리에 관한 연구또한 활발하다. 전자가 한개씩 관통하여 전도채널의 저항을 바꾸는 단전자트랜지스터는 극초미세구조의 제작과 단전자 관통현상, 동작온도가 상온이라는게 특징이다. 양자점 사이의 거리가 극히 짧은 양자점 정렬(array)은 양자점에 구속된 전자의 파동함수가 이웃 양자점 전자의 파동함수와 상호작용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을 이용해 복잡한 연속(시리얼)연산을 간단한 병렬(패럴렐)연산으로 대체하려는 연구로 최근 정보처리분야에서 주요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저차원 반도체구조에서는 양자점들 사이의 전자구속, 양자효과를 이용한전자의 이동, 다른 에너지 준위로의 천이 등을 응용해 연산.논리 그리고 메모리소자 등으로 개발이 제안됐으며 현재 이에 대한 기초연구 및 실용화를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소자는 기존 소자보다 기능 집적도를 크게향상시킴과 동시에 복잡한 연산.논리수행의 기능도 가질 수 있고 각 소자간의 연결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산.논리소자와 같은 기능소자의 경우 각 단위소자간 특정한 구조망이요구되는데 현재 이 분야에서 이용가능성이 높은 구조망은 셀룰러 오토머터(cellular automata)의 개념이다. 이는 단위 셀(cell)과 바로 이웃하는 셀간의 한정된 상호작용(communication)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셀간의 특정한 상호작용자(interaction rule)를 정의해줌으로써 전체 셀룰러 오토머터의 복잡한 기능이 결정된다. 또 셀간의 상호작용은 병렬로 이루어지므로 대량의 정보를 빠른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고도의 기능을 얻을 수 있다. 양자점 정렬에서는 양자점들 사이의 결합이 짧은 거리에서 이루어지므로 양자점 정렬이셀룰러 오토머터에 적합한 소자가 되며, 이러한 양자점 정렬의 설계 및 기능에 대한 연구를 양자설계(architecture)라고 한다. 현재 양자점 정렬은 제작에 따른 여러가지 기술적 어려움이 있으나 차세대 기능 소자 면에서 볼때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많은 기초 제작 실험 연구 그리고 개념적 양자망구조(conceptual quantum architecture)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중이다.

양자효과 소자에 대한 제조기술과 소자기술에 대한 투자는 기존 반도체 전자소자의 입장에서 볼때 그 기술적 파생효과가 상당히 크다. 미래의 전자소자개념에서 생각할 때도 양자효과의 장점으로 인해 그 구현 가치 및 중요성이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양자효과는 기존 소자의 축소화에서 일어나는 불필요한 현상이기도 하지만 양자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양자효과소자는 미래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필수적인 단위소자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양자효과 소자의 연구개발 수준은 초보적 소자의 개념이지만 앞으로 차세대 소자로서 세계적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