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공급업계에 난데없는 "유니버설(universal)"개념 논쟁이 일고 있다.
당사자는 국내 DBMS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오라클과 인포믹스다우코리아(IDK).
"유니버설"논쟁은 지난 15일 "유니버설 서버"라는 제품을 발표한 IDK측의선공으로 시작됐다. 한국오라클이 다음날인 16일 일간지광고를 통해 "유니버설데이터베이스"라는 제품을 전격발표, IDK측 공격을 재빠르게 받아넘기는것으로 1라운드를 치렀다.
이어 지난 22일 한국오라클은 "유니버설"이 미본사가 등록한 트레이드마크여서 IDK가 임의로 사용할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오라클 아.태지역본부(싱가포르) 기술담당이사의 "확인"을 전제로한 이 트레이드마크 시비는 "유니버설"논쟁의 2라운드.
이에 대해 IDK측은 즉각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
특히 지난해 선풍을 몰고온 데이터웨어하우스(DW)시장에서 IDK의 선공에쓰라린 패배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오라클은 이번 "유니버설"논쟁에서만큼은절대 뒤질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데이터웨어하우스에 대한 개념을 처음 정착시켰고 관련 솔루션도 가장 많이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시점을놓쳐 IDK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는 것이 한국오라클의 분석이다.
이처럼 양사가 "유니버설"이라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 단어가현재의 관계형(Relational)을 대체하는 차세대 DBMS 명칭으로 정착될 가능성이크기 때문이다. 차세대 DBMS란 다름아닌 객체형(Object Oriented)제품이거나또는 기존 관계형에 객체형 기술이 가미된 혼합형(OR)제품을 말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오브젝트스토어.유니에스큐엘 등 전문업체들이 등장하면서객체형 또는 혼합형 DBMS라는 용어를 사용하고는 있으나 이들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매우 미미한데다(전체 5% 미만) 오라클과 인포믹스가 주도하는 관계형제품 명칭에 가려 부각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양사가 컴퓨터환경의 조류에 따라본격적으로 객체형 또는 혼합형 제품을 내놓고 제품명을 "유니버설"이라고붙일 경우 이 말은 차세대 DBMS환경을 대변하는 용어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더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의 객체형기술 선호 추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올해가 객체형 제품이 부상하는 원연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실제로 한국오라클과 IDK가 올해부터 일제히 객체형 또는 혼합형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같은 사실은 오라클과 인포믹스 미국본사의 최근 움직임을 통해 어느 정도 감지되었다.
미인포믹스의 경우 지난해말 OR형 제품 표준을 주도해온 일러스트러사를전격 인수한 바 있고 미오라클 역시 OR형 공급회사인 한국계 유니에스큐엘의인수를 추진한 바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되기도 했었다.
한편 한국오라클과 IDK가 각각 발표한 "유니버설" 제품전략은 명칭만 같았지환경구현과 기술적 측면에서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선공을 감행했던 IDK의 "유니버설 서버"의 경우 인수한 일러스트러의 OR제품과 기존 관계형 제품 "DSA"를 3단계에 걸쳐 통합한 것을 말한다.
올 연말에 발표될 "유니버설 서버"는 일러스트러가 독보적으로 개발한 일종의 플러그 인 아키텍처 "데이터 블레이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기존 관계형DBMS를 물리적 통합을 거쳐 객체형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것이 IDK의 "유니버설 서버" 제품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와관련, IDK는 "유니버설"을 사전적의미대로 "범우주적" 즉 관계형과 객체형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한국오라클의 "유니버설 데이터베이스"는 현재의 관계형DBMS "오라클7.2" 아키텍처를 그대로 유지한 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관계형의 혈통을 그대로 잇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오라클은 하루아침에 기술환경이 관계형에서 객체형으로 돌아설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고객들이 이를 원치 않고 있다고 판단, 관계형을 유지하되객체형기술 구현효과를 낼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유니버설 데이터베이스"를개발했다고 밝혔다.
객체형 효과란 오디오나 비디오 또는 자연어 등 비정형데이터처리를 말하는데 "유니버설 데이터베이스"는 "오라클7.2"를 기본으로 기존 "텍스트서버""비디오서버""오라클웹서버" 등을 통합한 것을 말한다. 따라서 한국오라클은이 제품을 "오라클7.3"으로도 부르고 있으며 "유니버설"도 어떤 환경에서도사용할수 있다는 "보편적"이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