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멀티 가전시대 (9);삼성전자 김건중전무

"올 하반기에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가 나오면 멀티미디어환경은 지금까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전될 전망입니다. 이는 디스크에 내용을 담는소프트웨어 업체, 특히 영화사들이 DVD 출시에 대비해 충분한 준비를해놓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자업체들이 앞다퉈 개발중인 기록이 가능한 DVD가 선보이는 시점부터는 현재의 VCR를 완전 대체함은 물론 멀티미디어시대를 향한 대혁명이 눈앞에 드러날 겁니다."

삼성전자 멀티미디어 사업추진을 총괄하고 있는 김건중전무는 멀티미디어를"전자산업의 총체적 융합"이라고 규정하고 그 첫번째로 DVD 출현을 꼽는다.

DVD는 안방영화(On Demend)를 창출할뿐 아니라 멀티미디어통신 단말기로홈쇼핑과 같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얘기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단방향에서 양방향(대화형)으로, 그리고 고도의 지식산업사회로의 이동을 촉진시키는 주역이 바로DVD라는 것이다.

김전무는 그러나 멀티미디어환경의 성숙은 정보가 얼마나 풍부하고 다양한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전자통신업체들과 방송국.영화사가 서로 합병(M&A)하거나 전략적제휴를 활발히 추진하는 것은 모두 정보내용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의도로봐야 할 것입니다. 영화.교육.오락.출판.신문 등 다양한 정보를 확보해야 멀티미디어시대 경쟁에서 우위에 올라설 수 있고 또 경영수익을 극대화시키는지름길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국내전자업체들이 이 정보내용을 개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업체를 잇따라 설립하고 전략적 제휴에 적극 나서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하겠습니다.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영상.음반과 영화.방송.다큐멘터리 등의 사업을 하는영상사업단을 발족시킨 것도 바로 정보내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 현재의 가전 AV기기들은 통신군으로 융합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AV기기가 디지털화되고 통신기술에 의한 양방향서비스가 실현되면서더이상 단품으로 존재하지 않고 멀티미디어시대의 통신단말기로 자리하게 될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케이블TV가 통신군으로 들어간 것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김전무는 멀티미디어환경 아래서 현재의 회사모습도 크게 탈바꿈하고, 또그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조업체라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하드웨어적 개념으로는 경쟁과 발전에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고 조직의 운영체계와 사고방식 등을 모두 소프트웨어적 감각으로 전환시켜야 멀티미디어시대에 살아남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이같은 점에서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기업문화를 최근 "휴먼테크"에서 "스마트&소프트"로 바꾼 것도 멀티미디어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자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가전.PC.통신.반도체 등 멀티미디어환경 아래서 전개될모든 제품을 주력사업으로 펼치고 있어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어느 기업보다도 강점을 지녔다고 자신한다. 따라서 개인휴대통신(PCS)사업과 같은 멀티미디어 운영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분야에서 힘을 축적하면 21세기를 대비한 경쟁력을 완비하게 되는 셈이다.

<이윤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