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행망PC업계가 끝없는 법적시비에 휘말려 사업 자체에까지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같은 법정싸움은 96년 행망PC공급업체 선정을 눈앞에 두고 벌어지고 있는데다 해결기미조차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이들 중소 PC업체의 행망참여는현재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해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또한 퇴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중소 행망PC업체는 이같은 법정시비가 올해 행망공급권을 따내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일부 중견업체들의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됐다며 "대기업의 횡포-중소기업 죽이기"라는 제목의 문건을 각 언론사에 돌리는 한편공정거래위 제소 및 형사고발 등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그 파장은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일고 있는 중소 PC업체들의 법정시비는 사건 자체가 워낙 복잡한데다서로 물고물리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그 내역을 일일이 나열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성격상 크게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중소 행망PC업체인 아트컴퓨터가 해태전자를 위조수표 및 채권불법가압류 배임혐의죄로 형사고발한 것, 또 하나는 아트컴퓨터.선두시스템과 성원정보기술(구 모던인스트루먼트)간 채권가압류에 관한 건이다.
아트컴퓨터와 해태전자의 법적시비는 이미 지난 23일 아트컴퓨터가 담보로제공한 백지당좌수표를 채무를 갚았음에도 불구하고 해태전자가 유통시킨 것이 사실로 드러나 일단 아트컴퓨터가 해태를 형사고발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그러나 아트컴퓨터 및 선두시스템과 성원정보기술간 채권가압류문제는 서로가 법정소송도 불사할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문제해결이 어려운 상태다.
이같은 중소 PC업체들간 법적시비는 지난해 12월 95년 행망공급업체로 선정된 중소 PC업체 아라텍의 부도로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아라텍이 아트컴퓨터.선두시스템.썬텍.케스타 등 행망PC공급업체로 선정된나머지 4개사에 대해 공동으로 제품을 공급키로 하고 여기에 성원정보기술을끌어들였던 것.
그러나 아라텍이 부도가 나면서 아라텍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은 아트컴퓨터와 선두시스템에 대한 아라텍의 채권이 성원정보기술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따라 아트컴퓨터와 선두시스템은 지속적인 행망PC의 납품을 위해 해태전자와 제품공급계약을 체결했지만 해태측이 아트컴퓨터로부터 납품대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제품공급 이전에 담보로 설정한 아라텍 명의의 백지당좌수표를 유통시켰으며 이로인해 아트컴퓨터마저 부도를 내게 된 것이 사건의전말이다.
아트컴퓨터의 송영진사장은 "해태전자와의 문제는 해결됐지만 성원정보기술과의 채권가압류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재기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현재 행망PC 납품으로 받은 대금 6억원정도가 이미 통장으로 입금됐음에도 불구하고 4억3천만원의 채권때문에 성원정보기술이 채권가압류를 풀지 않고 있는 것은 돈을 받는 것 이상의 불순한 의도가 저변에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이에대해 성원정보기술측은 "채권을 행사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기 때문에돈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채권가압류를 풀어줄수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따라 아트컴퓨터는 부도를 이용해 채권산정 규모를 과다책정한 대기업의횡포로 공정거래위에 제소할 계획이며 성원측도 채권행사를 위해 민사소송도불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납품과 동시에 15일 이내에 현금이 지급되는 이른바 노른자사업으로 일컬어지는 행망PC납품권을 둘러싼 이같은 중소 PC업체들의 법적시비는 그 이유야무엇이든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당초의 취지에 걸맞게 중소 PC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해결돼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지적이다.
<양승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