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 오디오업체 인수설 "사실이냐 풍문이냐"

"삼성전자가 일본업체를 인수하는가 아니면 소문인가."삼성전자가 일본 오디오업체의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문이 요즘 AV업계에 번져 그 배경과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들어 AV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소문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삼성전자가 일본 유수의 오디오전문업체인 켄우드사를 통째로 인수하려 한다는 것과 파이어니어사의 카오디오부문만을 떼어내 인수할 것이라는 열이다.

두 소문 모두 삼성전자의 카오디오사업을 위한 것이라는 배경설명을 달고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전혀 근거가 없는 뜬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삼성전자의 켄우드사 인수설은 두 회사가 인수협의를 거의 끝낸 상태라는소문으로까지 번져 AV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소문은 미국의 한전자부품업체인 M사의 고위관계자가 흘린 말이 국내업계에 전해지면서 확산된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켄우드사는 세계 오디오시장에서 3위 안에 드는 대기업이고 최근의경영상태가 그리 나쁜 편이 아니며 오디오뿐만 아니라 소형가전과 정보통신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회사다.

이런 점을 들어 AV업계는 삼성전자가 카오디오사업만을 위해 켄우드를인수한다는 열은 설득력이 없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를 맴도는 또다른 소문은 파이어니어의 카오디오부문 인수설이다.

이 소문은 특히 이달초 일본의 한 유력 경제신문이 기사화하면서 국내업계에번지기 시작했다. 카오디오업체인 H사의 한 관계자는 "켄우드 인수설보다는설득력이 있어 이 소문의 진상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소문에 대해서도 삼성전자의 관계자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밝혔다.

두 소문은 그룹 관계사인 삼성자동차의 자동차생산이 임박한 것과 무관하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대로 삼성전자는 삼성자동차에 카오디오를 공급키로 돼 있으나 삼성전자의 카오디오사업 윤곽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AV사업부에 카오디오팀을 두고 있는데 이 팀은 현재 자동차용 CDP등에주력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사양길로 접어든 카스테레오사업을 위해 대규모 생산라인을갖춘다는 것이 삼성전자로선 그다지 탐탁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다.

이러한 문제들은 기존 카오디오업체를 인수하면 손쉽게 해결된다. 켄우드나파이어니어처럼 세계적인 브랜드지명도를 갖춘 업체라면 더할 나위없다.

또삼성전자는 카오디오사업 자체에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다가올 자동차용 멀티미디어시대에 대한 대비차원에서 이 사업을 바라보고있다. 삼성그룹과 재계 수위를 다투는 현대그룹의 현대전자가 가전 대신에자동차용 AV를 멀티미디어사업의 축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삼성전자는주목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카오디오뿐만 아니라 최근 고급오디오와 디지털오디오사업을 강화하는 등 오디오사업을 앞으로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AV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정황들이 삼성전자의 일본 오디오업체 인수설을끌어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일본 오디오업체를 인수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말을되풀이하고 있다.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우려, 이 회사는 최근 막바지에이른 것으로 알려진 일본 카오디오전문업체와의 기술제휴건에 대해서도 언급을 삼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설명은 간단하다. 아무리 반도체 흑자로 돈이 남아돈다 해도앞으로 투자할 곳이 수두룩한데 카오디오만을 위해 일본 오디오업체를 인수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오디오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이 회사는 "이미 일본 오디오전문업체인 럭스만을 인수하지 않았느냐"고 되묻고있다.

현재로선 삼성전자의 일본 오디오업체 인수추진설은 말그대로 열로 남을가능성이 많다.

그렇지만 이 열은 언제든지 물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게 경쟁업체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이의 배경이 된, 삼성전자를 둘러싼 여러가지 정황은 여전히유효하기 때문이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