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칩부품-리드타입 대체 시장만개 눈앞

국내 전자부품이 본격적인 칩화 시대를 맞고 있다.

휴대전화를 비롯한 이동통신에서 나타나고 있는 고주파화 기술조류와 컴퓨터.통신네트워크 등의 신호처리 고속화 및 전자기기의 소형.박형.경량화를통한 휴대화 추세에 따라 관련 전자부품들도 리드타입에서 칩타입으로 빠르게바뀌고 있다.

칩부품은 초기에 박형.휴대형 라디오에 탑재되면서부터 시장이 형성되기시작했는데 그 후 VCR.오디오 등 AV기기의 휴대화 및 카드형 전자계산기, 각종카드기기, OA기기의 소형화, 통신단말기의 경박단소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빠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전자부품에서 가장 소요량이 많은 저항기의 칩화가 가장 먼저이뤄졌고 양적으로도 국내에서 칩부품중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도 칩저항기는 대표적인 칩부품의 하나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 비해 초소형화가 보다 진전돼 이미 크기가 1.0×0.5mm에 불과한 "1005"타입 제품의 개발.양산도 가장 먼저 이뤄지고 있다.

칩저항기는 세트업계를 중심으로 표면실장기술(SMT)의 보급이 확산되면서매년 20% 이상씩 늘어나 불과 몇 년전만해도 전체 저항기 수요의 30%에도미치지 못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50%를 넘어서는 등 저항기의 고정관념을 바꿔나가고 있다. 이처럼 칩저항기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는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온 리트타입 저항기가 급격히 퇴조하는 대신 칩제품이 전체 저항기시장을 완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칩저항기 시장은 지난 94년 기준으로 약 8천2백60억원 규모에 달하는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오는 2000년에는 1조5천억원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국내 칩저항기 시장은 지난 94년에 전세계시장의 10%를 밑도는 약 7백억원 규모로 분석되고 있으며 오는 2000년에는 연평균 10%대의 안정 성장속에서 1천2백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전기.LG전자부품.아비코.한륙전자.롬코리아 등 주요 5개 업체가 칩저항기의 생산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의 전자산업 활황에 발맞추어 생산량 증대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현재 월 12억개에 달하는 생산량을 금년중에 월 20억개로확대할 계획이며 월 3억개의 칩저항기를 생산하고 있는 LG전자부품도 생산량을 5억개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전문업체중에서는 한륙전자가 지난해에 생산량을 월 2억개로 늘린데 이어올해에는 월 3억개로 확대할 계획이며 아비코와 한주화학도 각각 월 2억개와1억5천개의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앞으로 적지 않은 수입대체 및 수출물량 증가세가 기대된다.

적층세라믹콘덴서.칩탄탈룸콘덴서.칩전해콘덴서 등 칩 콘덴서도 휴대형 초소형기기를 중심으로 기존 리드타입 제품을 대체하며 빠르게 시장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칩 콘덴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MLCC는 그동안 전자산업의활황에 힘입어 큰폭의 수요증가 추세를 보여왔으며 지난해부터는 컴퓨터및이동통신기기의 호황으로 수요증대가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관련업계의조사자료에 따르면 MLCC시장은 지난 94년 기준으로 국내시장은 5백30억원,세계 수요는 6천6백50억원에 달했고 오는 2000년에는 국내 수요는 2천4백40억원, 세계수요는 1조6천2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의 연평균 신장률은 29%에 달하고 전세계적으로는 매년 16%의 성장이 예상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까지 평가받고 있다.

현재 MLCC의 최대 생산국은 일본으로 국내 세트업체들도 전체수요의 상당분을 이들 일본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무라타가월40억~45억개의 물량을 공급한 것을 비롯해 TDK가 30억개, 교세라가 17억개,마쓰시타가 14억~15억개를 생산하고 있어 삼성전기가 유일하게 지난해 월10억개를 넘어선 국내 업체들과는 규모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

이들 일본업체들은 1005타입을 양산하고 있으며 극소형제품인 0603타입(0.

6×0.3mm)제품도 이미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일본업체들은 고내압화의 실현을 비롯해 이미 구리(Cu) 내부전극을 채용한 고주파용을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니켈(Ni)내부전극에 의한 세라믹 동시소성으로 원가절감을 가능케하는 기술혁신을 완료해 국내와 기술격차를 벌이고 있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기.LG전자부품.삼화콘덴서공업 등 국내에서 MLCC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은 최근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에 맞서 대대적인 설비투자로 생산능력을 늘리는 한편 초소형제품의 개발에 전력투구하고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월 11억개에 달하고 있는 MLCC의 생산량을 금년말까지는월20억개로 늘릴 계획이며 최근 개발한 용량이 칩탄탈룸콘덴서에 버금가는신제품도 월 1천만개씩 양산, 일본의 무라타.TDK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있는 상위권의 공급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통해 오는 2000년에는 2조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는 한편 국제 경쟁력확보의 관건인 파우더의 자체개발에성공한데 힘입어 MLCC의 수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LG전자부품은 기존의 영상기기용 부품위주의 사업구조를 핵심 세라믹소재의개발을 통한 정보통신기기용 부품 및 산업기기용 부품, 차량전장용 부품사업중심의 구조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를 위한 전략적인 방안마련을모색중이다.

이 회사는 세트의 부품 고밀도 실장 추세에 대응해 MLCC용 파우더와 도체페이스트의 자체 개발.생산체제를 갖춰 소재의 수출상품화를 추진하는 한편1608타입에 이어 1005타입의 MLCC 및 칩저항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부품은 MLCC의 생산라인을 경남 양산공장으로 이전하고 70여억원을 들여 생산능력을 월 4천만개로 확대한데 이어 오는 97년까지는 총3백60억원을 투입해 월 1억개 이상의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중소 전문업체중에서는 삼화콘덴서공업이 최근 MLCC의 수요가 폭발적으로증가하자 지난해말 공급능력을 연초의 월 4천만개에서 8천만개로 늘렸으며올해안에 추가 설비투자를 통해 월 1억2천만개의 생산.공급 체제를 갖출 계획이며 이밖에 신한전자도 일본과의 제휴로 부분적인 SKD(반조립)생산을 하고있다.

현재 국내업체들의 생산품목중 2102타입 제품이 전체 생산량의 50%로 가장많고 1608타입의 생산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3216형은 20%,3225형은 단종단계에 진입했으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1005, 0603타입은일본업체들이 이미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돌입한 것과는 달리 국내에서는이제 기술개발을 추진중에 있거나 초기양산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편 국내 MLCC생산업체들에 있어 가장 큰 고민은 수율문제로 일부업체는95%까지 이르고 있으나 대부분이 MLCC제조기술의 미정착으로 70%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삼성종합기술원이 지난 92년 세라믹파우더를 자체기술로 개발함으로써 일본기술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는 칩 소형화에 따른 제조공정설비와 원료배합기술은 아직 요원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전략적인 집중투자가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칩탄탈룸콘덴서 부문에서는 대우전자부품.삼성전기 등 국내 생산업체들이 증설에 한창이다. 칩탄탈룸콘덴서가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이유는 최근들어 초고속통신망구축등을 앞두고 신형무선통신기기의 개발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기기의 소형.다기능화가 활발하게진행되면서 칩탄탈룸콘덴서가 아니면 대체하기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칩탄탈룸콘덴서는 MLCC에 비해 용량이 큰데다 칩전해콘덴서에 비해서는 고주파특성이 뛰어나고 소형화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전자기기가 콤팩트화될수록 독자적인 고유의 영역을 갖게될 것으로 보여 매년 3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면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월 1천5백만개의 생산능력을 갖고있는 대우전자부품이 금년중에 1백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전체 생산규모를 월 3천만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오는 2000년까지는 월 1억개 규모로 확대해나갈방침이며 삼성전기도 현재 월 2천만개의 생산능력을 올해에는 1백억원 이상을 신규투자해 생산량을 월 5천만개로 늘리는 한편 오는 2000년까지는 월1억개까지 공급량을 늘려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들어 이처럼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국내 칩부품업계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로 미루어 볼 때 생산능력만 확대하더라도 국제경쟁력을 상당수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전자제품의 추세가 칩부품 공급의 절대증가를 요구하고 있어 설비를 늘리면 늘릴수록 매출 및 수익이 늘어나 반도체의 호황에 버금가는 품목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주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