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페라이트 3사 작년 영업실적

이중배기자

값싼 중국산 스피커용 자석의 급속한 시장잠식과 세계적인 DC모터용 페라이트 자석의 공급과잉으로 국내 하드페라이트 3사의 지난해 자석부문 매출이예상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평양금속.쌍용양회.동국합섬 등 하드페라이트 3사는 지난해 대폭적인 설비증설과 전자 및 자동차산업 등 전반적인 후방산업의호황이 지속됐음에도 불구, 관련 매출은 비교적 소폭증가에 그친 것으로밝혀졌다.

이들 업체는 특히 향후 자동차시장 확대로 DC모터용 페라이트자석 산업의전망이 매우 밝다는 자체 분석아래 지난해 각각 대규모의 설비증설을 단행한데다 기초 원자재인 산화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익성면에서도 고전을 면치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별로는 태평양그룹계열 국내 최대의 하드페라이트업체인 태평양금속이5백47억원의 실적을 올려 선두를 지켰다. 태평양은 알리코자석 매출이 예년수준에 그친데다 스피커용 자석도 중국산에 밀려 크게 고전, 전체 매출은 94년 대비 7% 가량 성장하는데 머물렀다.

지난해 "탈 시멘트"를 표방하며 페라이트자석 등 신소재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의욕을 밝힌 바 있는 쌍용양회는 외형적으로는 총 2백억원의 자석매출을 달성, 전년대비 3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당초 이 회사가 목표했던 2백40억원에는 크게 못미쳤다.

쌍용양회는 특히 지난해부터 수 백억원의 투자를 통해 DC모터용 자석 사업을본격화했고 지난해 중반무렵엔 플라스틱 자석 전문업체인 한영마그네트를인수, 사업부로 통합했음에도 30%대의 성장에 그친 것은 자석사업이 극도로부진했기 때문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94년 스피커용 자석을 단종하고 지난해부터 DC모터용과 마그네트론용으로 사업을 철저히 특화한 동국합섬 역시 전년대비 20% 늘어난 1백10억원의매출을 올렸으나 늘어난 생산능력에 비해서는 크게 부진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문별로는 중국산의 발호가 두드러졌던 스피커용 자석시장이 크게 위축돼태평양금속과 쌍용양회 등 국내 양대 업체의 관련실적이 크게 둔화됐고 기대주인 DC모터용 자석도 하드페라이트 3사간의 과당경쟁과 TDK 등 일본업체의시장공략 본격화로 예상외의 부진을 기록했다.

태평양금속이 독점하고 있는 알리코자석은 계측기.고음역 재생용 스피커등으로 독특한 영역을 구축했으나 페라이트 자석의 특성향상과 네오디뮴계희토류자석의 가격인하로 점차 시장정체가 두드러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태평양의 알리코자석 매출은 94년 수준인 1백9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마그네트론용 페라이트 자석은 유일한 경쟁국인 일본업체들의잇따른 단종과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전자레인지 생산국으로 급부상한데힘입어 크게 회복돼 쌍용양회가 지난해 7억원의 신규 매출을 올린 것을 비롯,태평양금속.동국합섬 등 3사 모두 비교적 고른 호조를 나타냈다.

이처럼 하드페라이트 3사가 지난해 초의 예상과 달리 대체로 부진했던 이유는 지난해 상반기의 호황기에는 원료인 페라이트의 수급 불안으로 업체들이적기생산에 적잖게 차질을 빚은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는 경기마저 위축됐기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