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세상의 끝, 서킷 보드의 중심 (9)

"시골의 아주 작은 마을이어서 다행히 언론에는 나가지 않도록 해놓았습니다. 그 지역 정부도 우리 문제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측에서도 거기에 상응하는 충분한 보답을 했구요."

웨버는 담배 한 개비를 또 꺼내 불을 붙인다.

"그 자식 달라는 대로 줬어야 하는 건데 그랬소. 그랬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오."

"지금은 그런 말을 할 때나 장소가 아니잖소?"

와다 액션은 사과하는 듯한 눈으로 고비를 바라보며 웨버를 저지한다.

"박사님도 지금 그 문제 때문에 여기 있는 것 아니오? 뭔가 손을 써주시겠죠, 박사님?"

웨버의 말투가 날카롭다.

"무슨 말씀이시죠?"

고비가 냉정하게 묻는다.

"세상에, 대체 여태까지 무슨 얘길 해준거요?"

웨버는 흥분으로 눈이 커진다.

"충분히 얘기했소. 즉시 하라다 회장님을 찾기 시작할 수 있도록 말이오.""하지만 사토 얘기는 어떻게 했소? 문제는 바로 그 놈 아니오?"웨버는 탁자건너편의 액션을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만약 시베리아에서 일어났다는 이것이 앞으로 일어날 일의 전주곡이라면우린 지금 당장 라면 장사나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오. 무슨 뜻인지 알겠소?요즘 우리 회사 주식 값 본 적 있소?"

웨버가 열이 나서 지껄이는 동안 와다 액션이 한 손을 든다.

"그만하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소."

"알아들었으면 해결을 해야할 것 아니오?"

"고비 박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도 남을 분입니다.""아, 그래요?"

새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고비 쪽으로 연기를 내뱉는다.

"그래, 교수님,"

비웃음이 담긴 얼굴로 고비에게 묻는다.

"영감(영감) 냄새 맡는 것으로 박사 학위 받으셨죠? 그래, 사토에 대해서아시오?"

고비는 탁자 너머로 그를 마주본다.

"그 티베트 사람 얘기하는 겁니까?"

*회의가 끝난 후, 와다 액션이 고비에게 다가온다.

"제가 박사님을 과소평가한 것 같군요."

아부하는 듯한 말투로 말을 한다.

"제 사무실에서 잠깐 말씀 좀 나눌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