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C, 수입의존도 90% 넘는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주문형반도체(ASIC)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SIC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생산업체들이 해마다 ASIC제품 생산을 늘려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 제품의 수입의존도는 94%에 이르고 있다.

작년 한해동안 국내 ASIC시장은 컴퓨터.통신.가전.산업전자 등 전자업계호황에 힘입어 2조1천6백억원 규모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국내생산으로 충당된 물량은 전체의 6%정도에 해당하는 1천2백96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94%에 이르는 2조3백4억원어치가 전량 외국에서 수입됐다.

이같은 수입의존도는 해마다 조금씩 낮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품 유통업체들은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2조6천5백억원으로 추산되는 ASIC시장의 90%이상되는 2조4천억원어치 정도가 외국에서 수입될 것으로예상하고 있다.

ASIC의 수입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것은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메모리 위주의 투자에만 치중,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 특성을 지닌 ASIC 생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부품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최근들어 제품의 고기능화와 경박단소화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중소 제조업체들의 ASIC제품 납품요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 여건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부품 유통업체들이 ASIC 영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ASIC 설계능력을갖춘 디자인하우스와 ASIC 생산을 위한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제대로 된 디자인하우스가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를 제외하고는 ASIC 생산을 위한 시설이 거의 없는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ASIC 수요의 대부분은 해외 디자인하우스와 연계된 중개상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 부품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ASIC시장이 매년 20%가넘는 고성장세를 보이면서 오는 2000년에는 메모리시장의 3배가 넘는 5조7천6백원규모에 이를 정도로 성장 여력이 클 뿐만 아니라 메모리시장의 환경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체시장인 점을 고려, 정부 및 업계의 ASIC제품생산을 위한 갖가지 육성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