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정보사회는 가정으로의 정보기기 보급확산으로 완성됩니다. 이러한관점에서 보면 가전제품의 디지털화 및 멀티미디어화는 필연적입니다. 그러나 가전제품의 멀티미디어화는 소비자가 꼭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으면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기술이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것과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봅니다."
현대전자 미디어사업본부 전동수 전무는 멀티미디어시대를 맞아 기업들이가져야 할 태도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값싸고 손쉽게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즐기려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게 멀티미디어사업의 출발점이라고 믿고 있다.
"가정용 멀티미디어기기는 정보검색등의 정보기능보다는 고화질.고음질의영화.스포츠.게임 등 엔터테인먼트기능이 우선할 것입니다."그는 지난 94년미국에서 시작한 디지털위성방송이 최근 세계적으로 급격히확산되는 것과 DVD가 각광받는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두가지 모두 소비자의엔터테이먼트욕구를 가장 충실히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양방향 VOD사업 등은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구현할 비디오서버나 ATM기술의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인프라 구축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멀티미디어사업은 사업 그 자체가 멀티화하는 경향이 짙은데 현대전자도그예외는 아니다.
이 회사는 핵심부품인 MPEG칩에서부터 광학.DVD.고선명TV.세트톱박스 등 각종 세트제품과 네트워크장비.운용소프트웨어.자동차용 내비게이션시스템, 그리고 영상음악소프트웨어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멀티미디어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공위성 제작 및 시스템 운용사업에 뛰어들었고 금강기획 등 그룹 관계사와함께 방송서비스사업에도 뛰어들 태세다.
이와 관련, 이 회사는 디지털위성방송기술에서 세계적인 평가를 받는 미국TV COM사를 비롯한 해외 유망기술 기업의 인수에 적극 나서는 한편 해외의 여러 기술제휴처와 협력관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전전무는 "컴퓨터와 반도체가 그동안 우리 회사의 양적성장을 이끌어냈다면앞으로 멀티미디어는 회사의 질적발전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전자는 지난 93년 미디어사업본부를 신설해 멀티미디어사업의 발판을마련했다.
멀티미디어연구소를 설립,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있고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도입.공동개발.해외기술연수 등도 활발히 전개하고있다.
과감한 M&A와 해외법인에 관련 사업부를 두고 핵심기술 확보뿐만 아니라마케팅력 제고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전무는 "그동안의 투자와 노력이 점차 눈앞에 드러나고 있다"면서 "해외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멀티미디어사업능력은 국내의 다른 회사에 뒤지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전자의 멀티미디어사업능력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잣대는 기술력보다는마케팅력에 쏠려있다.
가전 등 소비자상대 전자사업에 뿌리가 없어 현대전자는 가전3사등 경쟁회사에 비해 유통망이 취약, 앞으로 사업전개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지배적이다.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듯 현대전자는 최근 유통망확충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이달부터 멀티미디어관련 제품을 판매할 전문대리점 "멀티미디어플라자"점포망확충에 나서고 있다.
전전무는 "현대전자가 가전사업에 경험이 없지만 멀티가전시장은 기존 가전시장과 전혀 다른 기술과 마케팅환경 아래 전개될 것이므로 결코 불리할게없다"면서 앞으로 멀티가전업계의 선두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현대전자는 최근 3백60장짜리 비디오CD 오토체인저, 51장짜리 CD롬 오토체인저를 개발, 판매중인데 자동차용 AV시스템과 DVD플레이어, 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 등 그동안 개발해온 멀티미디어형 가전제품을 올해 잇따라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올해를 멀티미디어가전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