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78년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
<>94년 위스콘신 매디슨 전자.컴퓨터공학 박사
<>94년 동국대 산업기술연구소 연구위원
<>95~현재 자동차부품연구원 전장개발연구부 센서제어개발연구실장
90년대 들어 연간 차량증가율이 1백만대를 넘어서면서 교통혼잡은 물론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도로건설이나 신호체계 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효과가 적어 물류의 기동성을 저하시켜 경제활동에 큰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일본 등선진국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능형 차량시스템 개발에 심혈을기울이고 있다.
지능형 차량기술은 기존 차량 및 도로교통시스템에 전자기술을모체로 하는제어.정보.통신 등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정체지역 및 위험지역을 우회 운행하도록 해 차량 정체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첨단교통체계(ITS)의 핵심분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선진국에서 추진중인 지능형 차량 개발에 국내자동차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차량안전은 물론 심각한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현재 일반적인 수동형 안전도 기술대책에서 한단계더 나아가 주행중인 차량과 차량 또는 도로상태를 감지, 운전자의 안전주행을 유도하는 지능형 차량시스템(Smart Car System)을 연구하고 있다. 지능형차량은 차량 안전사고 예방뿐 아니라 날로 심각해지는 교통문제와 공해문제까지 해결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 발달한 전기전자.
통신.제어.교통공학을 활용해 지능형 차량.도로.인간과의 관계를 유지하는소위 첨단차량제어체계(AVCS:Advanced Vehicle Control System)를 구성함으로써 차량안전과 교통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첨단차량제어체계는 차량에 레이더.광학센서.컴퓨터.통신시스템 등 첨단장치를 장착하고 고도의 자동제어기술을 도입해 운전자 차량운행 기능을 상당부분 자동화시키는 것으로 운전의 편리함은 물론 안전성 도모와 도로 교통체증을 감소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 첨단차량제어체계에는 운전자상호간.차량간 또는 차량과 도로에 설치된 컴퓨터와의 정보교환기능으로부터운전기능 자체를 대신해 주는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첨단차량제어체계의 개발은 다른 어느 ITS보다도 다중 연구체계가 필요한분야다. 기계공학(차량동력학, 차량제어, 구동 및 제동장치 설계, 차량주행시험), 전자공학(차량전자제어, 센서개발), 통신공학(차량 및 도로 상호간통신), 컴퓨터공학(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교통공학(교통운행모델 개발 및시뮬레이션) 등의 분야가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연구돼야 할 분야다.
첨단차량제어체계 기술은 크게 능동형 안전기술(예방안전기술, 사고회피기술, 차량과 도로 인터페이스 기술)과 수동형 안전기술(충돌시 피해경감기술,충돌후 피해확대 방지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자동 차량간격 제어장치(AICCS:Automatic Intelligent Cruise Control System)는 차량안전과 교통난, 이에 따른 대기공해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액셀과 브레이크 조절을 자동화해 앞차와의간격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으로 운전자는 핸들만을 조정할 뿐 발은 페달에 올려 놓을 필요가 없다. 현재와 같이 교통체증 지역에서 시속 20km 이하의 주행 및 정지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이 시스템이 장착된 차는 운전이 편할수 밖에 없다.
첨단차량제어체계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시스템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장기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개발된 일부 시제품들은 수년내 일반 차량에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차량제어체계의 개발은 초기단계에서 부분적 자동화시스템 개발, 완성단계의 완전 자동화시스템의 두가지로 분류해 검토하는 시각은 현재 국제적으로 거의 일반화되어 있다.
국가별 AVCS개발현황을 보면 미국은 ITS의 일환으로 추진하기 시작, 현재캘리포니아 교통국을 중심으로 모빌리티2000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1970년부터 10억달러 연구프로그램인 "프로메테우스"와 "드라이브"를실시중이며 일본도 이와 유사한 RACS.AMTICS프로그램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첨단차량제어체계 연구주체는 정부기관.대학.연구소.관련기업들로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특성상 기업연구소에서는 비교적 단기적인 안목으로개발이 가능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대학 및 연구소에서는 장기적인개발계획으로 연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대학 자체만으로는 시스템 제작이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체와 밀접하게 연계, 공동연구하고 있고 여기서 도출되는 모든 연구결과는 서로 공유하도록 계약을 맺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필드 테스트를 마친 TACS프로젝트와 AMTICS프로젝트가 VICS로일컫는 단일 프로젝트로 결합되어 올해까지 현장 설치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도 국제무역통상성(MITI)의 주도로 SSVS(Super Smart Vehicle System)및 NeGHTS(Ne.t Generation Highway Traffic System) 등 ITS활동이 장기적인안목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도로 표면에 능동발광시스템을 장치, 차량간의 간격을 전달해 주거나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가 해당 차의전면 도로상황을 통신으로 전달해 주는 시스템 등 매우 고도의 개념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일본은 심지어 기업체에서조차 향후 2005년을 염두에 두고ITS를 추진하고 있으며 산.학.연의 협동체계를 구축하여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의 첨단차량제어체계 연구는 대학과 업계를 중심으로 초보적인 개발을수행하고 있다. 대학은 자동조향시스템기능.자동거리유지기능.자동변속기능등을 갖는 무인자동차 개발과 차량간격제어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최근에는첨단차량제어체계 개발에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완성차업계와 관련 부품업계는 차량간격제어 등 단기적으로 실용화가 가능한 4~5개 개발과제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단기 연구개발및 투자로 기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면서장기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부문에 대한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국내의 첨단차량제어체계 개발은 이같이 각 업체별로 독자적인 계획에서추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진국처럼 정부 또는 민간기관이 전체 개발과제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협의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G7사업의 "차세대 자동차 사업" 일환으로"차세대 고안전 차량 개발"과제를 선정, 통상산업부 산하의 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고안전 차량 개발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추진중인 개발경험을 토대로 국내 도로 및 차량 환경에 적합한 개발항목을 도출해 개발하고 있다. 개발항목을 크게 분류하면 예방안전기술, 사고회피기술, 충돌시 피해경감기술, 충돌후 피해확대기술, 차량.도로 인터페이스기술 등 5개분야이다.
첨단차량제어체계 개발은 일반적으로 차량만으로 개발 가능한 단기 개발항목과 도로 시설물을 이용하여 개발해야 하는 장기 개발항목으로 분류할 수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지 개발 가능성만이 아니라 실제의 시장 점유율이 예견되기 때문에 단기 개발기술뿐 아니라 장기 개발기술에도 관련업계에서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국내업계의 상황을 볼때 단기간내에 달성할 수 있는개발분야는 업계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차량군 제어장치와 같은장기 개발분야는 연구소를 중심으로 개발하되 통신.도로 시설물의 지원이 필요하다.
자동차량간격제어는 교통난과 이에 따른 대기공해 등 여러 문제점을 동시에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시스템과 함께 국내 실정에 적합하면서시급히 개발할 과제는 충돌경고장치.자동충돌방지장치.자동조향제어장치등을 들 수 있다. 이들 과제는 적합한 센서의 개발이 필수적인 요건이다.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업계에서는 관련 센서의 자체개발을 선호하지 않고 있는만큼 연구소나 부품업계 주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하거나 미국.일본 등선진국과의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첨단차량제어체계 개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ITS와 협조체계 유지 또는공동연구의 필요성을 들 수 있다. 이는 첨단차량제어체계가 도로교통관리시스템(ATMS).도로교통정보시스템(ATIS) 등과 연계해 사용할때 효율적인 차량통합시스템이 구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첨단차량제어체계 개발은 다른 ITS개발방향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면서 개발하는 것이 중복투자로 인한국가적인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첨단차량제어체계 개발은 다른 어떤 ITS 분야에 비교하더라도 도로교통 원활화에 기여도가 큰 분야라 할 수 있다. 우선 차량과 도로 시설물의 지능화를통해 인간이 수행하기 어려운 주행성능을 구현해 안전성이 증진될 것으로보인다. 둘째, 첨단차량제어체계는 근본적으로 기존 도로 시설구조를 크게변화시키지 않고 도로 용적률을 2배에서 3배까지 증가시켜 이용할 수 있어현재와 같은 도로 교통사정에서 교통 혼잡비용에 따르는 막대한 손실을 줄일수 있다.
셋째, 첨단차량제어체계중 차량간격 자동제어장치, 차량군 자동제어장치등은 시스템 특성상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여준다. 이 시스템들은 컴퓨터 제어장치를 사용함으로써 급작스런 제동이나 가속을 막을 수있고 차량간격을 매우 좁은 간격으로 유지하면서 주행하기 때문에 후속 차량의 공기 저항이 감소되어 연료 소모율이 저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있다.
지능형 차량의 개발은 차량 자체의 기능과 안전도 향상은 물론 교통문제를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지능형 차량의 국내 개발 시점은 선진국과 비교해볼때 늦은 감이 있으나 완성차업계를 중심으로 개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증대되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