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독특한 기술의 개발.육성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낙후된 지방산업을 활성화하고 지방간에도 균형적인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STEPI)가 최근 지역단위의 특성있는 기술개발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지역특화 연구개발사업 추진을 위한기획조사 연구보고서"를 발표, 관심을 끌고 있다.
지역특화기술이란 그 지역 고유의 사회문화자원 특성을 고려해 타지역에비해 기술우위를 확보할 수 있고 산업구조상 광범위한 수요가 있어 자립이필요한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주로 그 지역의 중소기업이 기술발전을 주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공계 국공립연구기관 및 정부출연연구소가 대부분 서울.경기.대전에 집중돼 있고 민간기업의 부설연구소 역시 총 2천8백개의 67%에 해당하는 1천6백여개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구개발체제가 비교적 잘 갖춰진 대기업 연구소의 경우 경기.서울.
인천.경남.경북에 77%가 집중돼 있고, 호남.제주.영동권을 모두 합해도 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참여현황을 보면 통상산업부가 관장하는 공업기반기술개발사업의 69%, 공업발전기금의 77%가 각각 수도권에 지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과학재단의 기초연구 지원사업의 45%가 서울지역에, 과학기술처 특정 연구개발과제의 47%(94년기준)가 서울에 집중되는 등 지역적 편중현상이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과학기술 예산투자를 보면, 중앙정부의 경우 총예산에서 과학기술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3.12%(94년 기준)에 이르고 있으나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평균 0.76%에 그쳐 과학기술 진흥에 대한 자치단체들의의식이 매우 낮은 현실임을 보여주고 있다.
각 지역별로 중점 추진해야 할 특화기술을 보면 항만도시인 인천의 경우영종도 신공항건설이 추진되는 만큼 텔레포트지향 정보통신.항공정비서비스.
수송기계부품 관련기술 개발이 유망하고, 경기는 전기전자 소재부품 및 영상디자인.산업기술.도금기술 개발 등이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연구단지가 밀집해 있는 대전은 정보통신.생명공학.정밀화학.신소재 등의창업지원형 기술개발과 함께 연구단지 보유기술의 산업계 확산기술의 개발이유망하고, 인근지역인 충남은 반도체 및 중소 수송기계 부품기술이, 충북은농업 및 전통기술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와 경북의 경우 섬유기계 및 전통기술 개발이, 부산과 경남은 조선기자재.환경산업.항공기 부품소재 등의 기술개발이 우선 제시됐다.
광주 및 전.남북지역은 농수산.전래전통기술.자동차부품 등의 우선개발이요구되며, 제주도에서는 관광상품개발과 함께 멀티미디어정보.수산양식 등이대상유망한 특화기술로 분석됐다.
한편 이 보고서는 우선 96~98년 사이에 연구개발 기반조성, 2001년까지 기반확충을 거쳐 2004년까지 지역특화 연구개발사업을 정착시킨다는 단계적 추진전략을 제시하고, 지역특화 연구개발사업의 추진을 위해 예산에 지방과학기술 진흥예산 항목을 별도 신설하거나 부처간 조정이 어려운 예산의 일정부분을 지방특화 연구개발사업에 투자토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