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에 대기업의 유통업 직접진출과 대형 양판점의 잇단 등장으로 입지가 좁아져 고전해 온 용산 전자상가가 올들어 무자료 상품거래 근절에서 매장 디스플레이.애프터서비스 등에이르기까지 일대 이미지 쇄신을 시도하고 있다. 유통시장의 전면개방과 대기업의 공세에 맞서 명성을 회복하려는 상가의 변화모습을 심층 취재한다.
<편집자 주>
용산 전자상가는 지난 88년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전자산업과 궤를 같이하는 유통단지 설립의 필요성에 따라 동양 최대의 전자전문상가를 설립한다는정부의 정책적 입안에 의거해 세워졌다.
이같은 정부의지에 따라 당시 관에서 운영하던 야채시장자리인 서울특별시용산구 한강로2가 16의 1 일대에 가전.컴퓨터.소프트웨어 및 각종 전자관련부품을 판매하는 유통점이 한꺼번에 이주, 거대한 집단상가를 형성하게 됐다.
현재 용산 전자단지에는 전자랜드.터미널전자쇼핑.선인컴퓨터프라자.나진상가.원효상가.한신타운의 6개 대형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관련업체 사무실이밀집돼 있는 전자월드 등 오피스빌딩이 둘러서 있다.
입주업체는 컴퓨터관련 2천5백여업체, 전자 및 기타업체 2천5백여업체 등총5천여업체이며 업체당 4명에서 10여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어 평균 7명으로계산한다면 5만여명에 달하는 인원의"생계터전"인셈이다.
용산 전자상가는 설립초기 전자.컴퓨터.통신관련 제품의 집산지로서 다양한제품의 구비는 물론 가격도 다른 유통점에 비해 상당히 쌌다.
그러나 설립취지와는 달리 용산 전자상가는 한동안 덤핑물건, 무자료 제품의유통 본거지로 인식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이는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업자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고 생산업체 총판 도도매 도매 조립 소비자로연결되는 복잡한 유통구조에서 비롯됐다. 이같은 유통구조에서 사채업자와일명 나까마(중간상)가 개입할 틈이 생겨나고 이들이 자금줄과 물건줄을 쥐고 있어 거래질서가 흐려지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이같은 취약점을 안고 있던 용산상가는 유통시장 개방시기를 맞아 지난해를기점으로 친절.애프터서비스.교육.서비스경영을 앞세운 대형 유통점이 탄생하자 타격을 입고 휘청거리는 상태에 몰렸다. 이것은 올들어 용산상가가단합해 변신을 서두르게 된 직접적 배경이기도 하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용산상가는 올들어 개미군단의 순기능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상우회를 중심으로 공동의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설립하고 매장 인테리어에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대고객서비스에 나서는 한편 전자 정보통신의 석달주기로 변하는 제품 라이프사이클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고, 대형업체서 취급하기 어려운 특수품목을 발굴해내 전문적으로 유통시키는 등 개미군단만이할수 있는 방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김재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