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산 무선마이크가 범람하던 국내시장에서 국산품 입지가 차츰 넓어지고 있다. 최근들어 불법마이크 단속으로 많이 팔리던 외산품이 급격히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가 불법 무선마이크 철저 단속에 나선 결과다. 앞으로는국내 무선마이크 산업도 기술기준을 만족시키는 제품만이 판매되는 정상적인유통구조가 형성되고 아울러 외산품이 대부분을 점유해온 국내 무선마이크시장에서 국산품의 입지가 넓어져 국산화가 한층 빨리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외산품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당분간 국내 무선마이크 시장은 다소의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무선마이크 업체중 현행 기술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개발할 능력이 있는 업체가 몇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현행 기술기준에 맞는 일반용 무선마이크를 제조하고 있는 업체는 애드통상과 썬테크.한음파 등에 그치고 있다.
또 무선마이크 개발에 나서고 있는 업체도 (주)한양전자산업과 대경전자통상등에 불과한데 이들 업체는 아직 기술력이 부족해 자체개발한 제품을 출시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UHF 대역 방송국용 무선마이크를 개발한 업체는 애드통상과 (주)한국전자진흥인데 (주)한국전자진흥은 제품출시 시기를 늦추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최근 썬테크가 UHF 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나 UHF 대역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애드통상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외산품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국내 무선마이크 산업을 위해 바람직한현상이다. 그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쓸 만한 국산품을 내놓을 수 있는 업체가 현재 2~3개사에 불과해 소비자들이 좋은 제품을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국내 업체들의 기술수준과 현행 기술기준과차이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기술기준은 2백kHz대의 VHF 주파수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일반용무선마이크의 경우 2백19.625~2백19.975kHz대의 주파수가 전용 주파수대역으로 할당돼 있고 이 주파수를 사용하는 무선마이크의 공중선전력은 1밀리와트 이하로 제한돼 있다.
또 방송국용의 경우는 7백40.125~7백51.875kHz 대역 및 9백42.125~9백51.
875 대역의 UHF 주파수가 배정돼 있고 7백kHz 대역의 경우는 10밀리와트이하의 공중선전력을 사용해야 하며 9백kHz 대역의 경우는 공중선전력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VHF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1밀리와트 이하의 공중선전력을 사용하도록 제한된 것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하는 것으로 국내업체는 물론 외국업체도 따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업체보다 월등한 기술력을 가진 외국의 경우도 공중선전력을 30~50밀리와트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업계의 실정을 정부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VHF대역주파수의 경우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제품들이이미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라 무선마이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를 재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또한 VHF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중선전력을 1밀리와트 이하로 규정한 것은 협소한 주파수 대역안에서 무선마이크를 혼선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규정한 최대한의 수치라 더이상 높일 수도 없는 실정이다.
정부와 업계측에서 국내 무선마이크 산업이 안고 있는 이와 같은 딜레마를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정부측에서 좀더 포괄적인 기술기준을 제시한다하더라도 새로운 기술기준이 제정되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국내 무선마이크 업계에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쨌거나 무선마이크의 국산화는 국내업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며 이번 기회가 기술기준을 보완하고 제품의 국산화를 이룩하는 계기가 되기를 관련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