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신 서두르는 용산전자상가 (2)

전자상가가 젊어지고 있다. 이른바 자기주장이 강하고 당찬 신세대가 수요의주고객으로 등장함에 따라 전자상가 역시 이들을 위주로 한 젊은 경영방식을도입하는 데 주저없이 나서고 있다.

멀티미디어의 급속한 확산과 가전제품의 첨단화 바람이 몰고 온 새로운 풍속도이다.

먼저 전자상가를 찾는 고객층을 살펴보자. 컴퓨터의 보급이 일반화되고 있는상황에서 학생들의 참고서로 CD롬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 또 가정에서오락시간의 대부분을 컴퓨터 게임으로 보내고 있다.

신세대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컴퓨터로 일하고 집에서는 PC통신 등으로컴퓨터와 함께 여가시간을 즐긴다.

신세대 주부도 전자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강하다. 예전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식기세척기가 혼수용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가스오븐레인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레인지는 일반화된 제품이다. 초대형 냉장고와 다기능TV도 빠져서는 안될 주요 가전제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히 전자상가를 찾는 주고객은 많아봐야 30대 중반의젊은 계층이고 멀티시스템 등 첨단 제품을 찾는 고객은 20대가 주류를 이룬다.

이에 따라 전자상가 점포들의 경영방식이 예전과 같아서는 생존할 수 없게됐다. 컴퓨터의 경우 고객을 능가하는 전문지식이 있어야만 한다. 또 고객의요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성향분석을 게을리해서도 안된다. 어떤 게임SW가 인기있는지 초등학생들의 니즈에서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취향을 완벽하게 꿰차야 한다.

가전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신제품의 순환속도가 6개월 이하로 빨라져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공부해야만 한다. 우두커니 앉아서 손님을기다리다가는 문닫기 십상이다.

따라서 홍보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세일행사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상가마다의 이미지, 점포별 브랜드를 알리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가격파괴"를 넘어 "가격해체"를 주장하는 점포도 등장하고스포츠용품을 경품으로 증정하는가 하면 신세대들이 갖고 싶어하는 무선호출기는 이미 경품의 대명사로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신세대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경영인의 나이 또한젊은계층으로 갈 수밖에 없다. 주고객인 신세대층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실례로 가전양판점인 전자랜드의 11개 지점 각 점주 평균나이를 보면 34세이다. 일반직장으로 치면 고참 대리이거나 초임 과장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랜드가 그들을 점원 수십명을 거느린 톱으로 기용하는 것은 젊은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젊은 점장"정책 때문이다.

컴퓨터 관련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의 경우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하다.

CD롬 판매회사인 "빌트인 CD" 김현태 사장은 만으로 31세이다. SW전문판매사인 "아리수미디어"의 이건범 사장은 33세에 불과하다.

전자랜드 용산점 박형근 점장(30)은 "교육의 인지도가 빠르고 영업 및 홍보정책이 실판매에 이르는 순발력이 좋아 젊은 점장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경영의 노하우로 치자면 40대 중반이상의 나이 지긋한 경력자에 못미치지만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고객의 요구에 부응한 순발력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