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BIT `96] "CeBIT"과 박람회의 도시 하노버

하노버는 박람회의 도시다. 독일 중북부지방에 있는 니더작센주의 수도로서지난 47년부터 국제규모의 전문박람회를 개최, 박람회장으로 주목받고 있는곳이다. 인구 65만에 불과한 이곳에서 매년 5개의 권위있는 산업투자재박람회와 50여개의 다양한 박람회가 열리고 2백50만명 이상의 바이어들이 몰려하노버의 박람회만 보고 있어도 세계경기동향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하노버를 유럽의 대표적인 전시회로 끌어올린 주역은 도이치 메세사. 상근직원이 7백여명으로 연간매출액이 2천5백억원을 넘는 매머드기업이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박람회장은 25개의 상설전시관을 포함, 47만여㎞ 규모다. 도이치 메세가 주최하는 각종 전시회의 특징은 이미지 홍보를 철저히 배제하고비즈니스중심의 산업자본재만을 전시한다는데 있다.

하노버에서 열리는 박람회의 큰 줄기는 지난 47년부터 매년 4월에 개최되는"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 9개의 상호연관성을 갖는 각 전문전시회가동시에 개최돼 "전시회들의 전시회"라고 불리고 있다. 올해에도 7일동안 60여개국에서 6천여 업체들이 전자.기계.기초건설 등 중요산업 위주로 전시한다.

하노버 메세는 "생산자동화 및 산업용 로봇전" "물류핸들링 및 로지스틱스전(CeMAT)" "표면처리기술전" "에너지환경기술전" "플랜트 엔지니어링전" "빌딩인스톨기술전""조명기술전" "연구 및 신기술전" 등 세계 굴지의 전시회들로 구성돼 있다. 총 25개 전시관에 각종 미래지향적 신기술제품들이 일목요연하게 전시돼 산업분야의 전체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는 학습의 장으로발돋움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컴퓨터.정보통신 관련전시회 "세빗(CeBIT:Center for Bureau,Information, Telecommunication)"은 하노버 메세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와성장했다. 회사에 빗대자면 하노버 메세의 최대 계열사인 셈이다. 현재도 하노버 메세에 전자관련 품목이 출품되고 있지만 11년전부터 전자.정보통신산업분야를 별도로 독립시켜 전시한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됐다.

세빗이 최초로 열리던 86년에는 2천여개 업체가 출품하고 약 33만5천명이관람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56개국에서 6천1백11개사가 출품해 75만5천여명의 방문객들이 내방할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 출품업체는 6천3백여개에 이른다.

세빗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하게 된 것은 유럽시장 및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외국기업체들에게 이상적인 장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전문바이어들은 1년치의 주문량을 이곳에서 해결한다. 일례로 지난해 세빗의 동반국가로 출품한 호주업체들은 약 1천6백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와 동시에 아시아국가들의 출품이 꾸준한 신장세를 보여 94년의 5백11개업체에서 95년 6백19개로 증가했다.

최근 정보통신시장의 추이로 볼 때 가전.컴퓨터 및 멀티미디어시장의 급속한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를 반영하듯 올해부터는 세빗에서또다른 전시회가 분리 개최된다. 8월에 열리는 "세빗홈(CeBIT HOME)"은 지난해세빗 참관객중 20만명을 상회하는 개인관람객을 타깃으로 해 생겨난 가정용멀티미디어 전문행사다.

이제까지 전통적 세빗과는 별도로 가전제품.멀티미디어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 첫 전시회는 올해 8월28일부터 9월1일까지 5일간 열릴 예정이며 오락용전기전자 및 방송관련업체들이 세빗홈의 출품업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