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BIT `96] 유럽지역 둘러볼만한 곳

유럽의 첨단 실용과학기술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전혀 뒤져 있지 않다. 동서남북 도처에 산재한 첨단연구소나 사이언스파크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엿볼수 있다.

유럽의 첨단기술이나 산업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세빗 참관객들은 통상 인근SICAN반도체단지의 업체 몇 군데를 둘러보며 견학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 유럽을 한나라처럼 생각한다면 볼 거리가 더욱 풍성해진다.

이번 전시회는 중간에 휴일을 끼고 있어 막간을 이용해 유럽의 사이언스파크에 들러 보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개인적으로 참여한 참관객의경우 하노버의 항공편이 편리하므로 전시회 후라도 별도의 일정을 잡아 유럽각지로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제네바 근교의 한적한 전원도시. 알프스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스위스.

프랑스 접경지대에는 유럽핵물리연구소(CERN)가 있다. 핵물리학 관련 연구소이지만 인터네트의 월드와이드웹(WWW) 확산을 주도해온 곳이다. 세계 어느나라사람이든 국적.사상.성별.빈부와는 상관없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원하면 견학할 수 있는 것이 이 연구소의 특징이다. 53년에 설립된 CERN에는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위스 등 유럽 14개국이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핵물리연구소이지만 핵무기제조 등 인류를 위협하는 연구사업은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분자가속기실에는 CERN의 자랑거리인직경 2.2km의 입자가속기가 위용을 자랑한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에 있는 니스.칸 일대는 세계적인 휴양명소로 알려진 곳.

얼핏 보면 니스지역은 그저 놀고 먹는 곳 같은 착각이 든다. 그러나 이 일대가 세계적인 기계기술단지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니스와 칸 해변에서 내륙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소피아 앙티폴리스"라고 불리는 사이언스파크가 펼쳐진다.

1천만평의 대단지에 2백여개의 각종 연구기관이 들어서 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의 연구소 건물들은, 낮은 구릉에 있는 사철 푸른숲 사이에 점점이 박혀있기 때문에 해안쪽의 휴양시설로 혼동될 정도이다.

이 과학단지 안에는 프랑스 국립과학기술연구소를 비롯해 프랑스텔레콤.시스템 및 정보센터.엔지니어연구소.로봇연구소.니스대학.국립전신정보대학 등프랑스의 주요 연구기관들이 자리잡고 있다. 또 에어프랑스 총본부와 다우코닝.IBM.DEC.톰슨 등 다국적 기업들의 연구소도 입주해 있다. 88년부터 외국인 토지소유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EU)지역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기업인들의 방문을 반기고 있다.

통신장비업체 노키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북유럽의 실리콘밸리 오울루시도들러볼 만하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1백3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인구 10만명의 해안도시 오울루시는 레이저 측정장비부터 센서.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전자 관련분야로 속속 전환하면서 하이테크분야에 종사하는인구만도 7천명에 이르는 곳이다.

오울루의 하이테크혁명은 지난 60년과 65년에 각각 설립된 오울루대학과전기공학연구소에서 기운이 싹텄다. 그뒤 94년에 설립된 기술연구센터, 그리고90년에 설립된 "미디폴리스 메디컬 사이언스 파크"와 테크노폴리스가 하이테크혁명의 추종세력이 되어왔다. 노키아뿐만 아니라 광전자 센서 관련업체중연간매출액이 10억달러에 이르는 곳만도 1백개가 넘는다.

프랑스 툴루즈지역의 성장은 가히 초진분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 수준이다. 에어버스와 아리안 등 세계적인 항공 및 위성업체가 주재해 있으며 이곳에는 세계적인 통신 로봇 전자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거리는 조금 먼 편이지만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서 에딘버러의 70마일에이르는 "실리콘글렌"도 볼 거리다. 이 밖에도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에딘버러에서 아일랜드의 더블린에 이르기까지 이제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첨단기술력을 보유한 산업단지가 도처에 산재해 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