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BIT `96] CeBIT참가 어떻게 하나

인구 65만명인 하노버시는 세빗전시회 특수로 몸살을 앓는다. 때문에 매년이맘때가 되면 독일에 가는 비행기편을 구하는 것은 물론, 하노버 시내에 숙소를 마련하는 것조차 무척 어렵다.

하노버시의 최대 수입원이 바로 전시회 참관객들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에시 당국이 해마다 전시회 참관자들을 위한 숙박과 교통통제 계획을 수립하고있지만 숙박난은 해결될 기미가 없다. 대부분의 숙박업소는 이미 1년전에예약이 끝난 상태여서 뒤늦게 세빗에 참관하려는 사람들은 하노버시에서 1백~3백km 떨어진 곳에서 숙식하기가 십상이다.

세빗은 세계 유수의 컴퓨터 관련업체들의 집합장이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세빗의 중요성에 대한 국내기업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어서 우리나라는 방문객으로 참관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웃나라 대만이 여러해전부터 자체 독립관을 운영하고 전시장 구석구석에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기업이 진출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앞으로 유럽시장을 외면하고서는 국내 정보산업의 미래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세빗에 참가하는 국내업체 수는 날로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동유럽을 중심으로 사회인프라 구축차원에서 통신및 컴퓨터 분야에 막대한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유럽시장의 전망은 밝다. 이미 출품한 업체들은 기술적인 면에서 이들 국가와 비교할 때 손색이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회 참관을 원하는 경우 전자신문사.하노버박람회 한국대표부 등이 모집하는 시찰단을 통하면 되고, 이때 드는 순수비용은 1인당 2백만원 안팎. 5박6일의 일정에 항공.숙식.입장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출품을 원하는 업체는 12㎞ 면적의 기본 부스 임대료가 약 9백만원이 든다. 전시회에 소요되는총비용은 부스임대료를 비롯해 판촉물 제작비용.체류비용(2인 기준).전시품목 운송비용 등을 모두 포함하면 2천5백만~3천만원이 소요된다. 적지 않은부담이지만 기술력에 자신이 있는 중소기업이라면 무역협회에서 2년 거치 연리 1.5%의 저리로 전시회 참가비용을 융자해주는 것을 활용할 수 있다.

세빗에 부스를 마련하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다. 각국의 참가 희망업체가많아 부스를 배정받는 것도 경쟁이 붙는다. 배정받는다 하더라도 바이어의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진 곳을 배정받는 경우가 많아 업체들은 종종 어려움을겪기도 한다. 전시회장도 아침부터 관람인파로 장사진을 이룬다.

이같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세빗을 관람한 이들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미국에서 열리는 컴덱스」와 비교할 때 세빗의 이벤트성 행사 수는압도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단조로워 보이지만 한편으론오히려 차분한 분위기에서 관람할 수 있어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이롭다. 각종첨단제품을 백화점식으로 진열하기 때문에 정보산업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데 유익하다. 출품업체 수와 품목.분야가 많아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있지만, 볼 거리가 많은 전시회일수록 참관하는 효과는 크기 마련이다.

아직까지는 사례가 없지만 국내업체들도 공동관을 마련해 참가하는 것도홍보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 공동관에서는 통역및안내서비스가 제공되고 공동사무실을 통해 팩스.복사기 등 사무기기들도사용하게 되며, 상담시 별도로 마련된 회의실과 접대 및 휴식공간을 이용할수있다. 이 밖에 안전요원이 배치돼 도난이나 각종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이점도 있다.

총 25개의 전시관중 가장 많은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는 곳은 멀티미디어관. 작년의 경우 이곳에 전시를 원했던 업체가 무려 3천5백군데가 넘은 것으로알려져 프리미엄이 높다. 이곳에서는 주로 가상현실기기.멀티미디어PC.멀티미디어 보드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이 장소는 신제품소개 장소로 애용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