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가 우리나라 PC 수출산업사에 또 하나의 획을 그었다.
삼보가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인 시어즈사에 PC를 수출한 것은 일단 물량면에서도 큰 규모이지만 그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에 의해 마더보드형태로 수출했던 기존의 국산 PC수출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자사상표부착 완제품 형태로 공급한다는 점에서 국내 PC수출사에 새로운 기록으로 남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천5백대 납품삼보는 현재 2천5백대의 완제품을 납품해 시어즈로부터 테스트마케팅 및 적응성테스트를 받고 있지만, 사전에 이미 제품에 대한 평가가이루어진 상태에서 계약이 추진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오는 4월부터는 대량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한햇동안 월 5천대에서 1만대씩 총 10만대 정도의 삼보PC가미국 전역에 산재한 시어즈의 유통망을 통해 미국 소비자에게 판매될 것이유력시되고 있다.
오는 10만대 예상시어즈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 최대 유통업체중의 하나. 현재 미국 전역에 8백1개의 매장을 지니고 있으며 PC는 그동안IBM.컴팩.패커드벨.AT&T의 제품을 취급해왔다. 그러나 패커드벨 및AT&T 등이 PC생산을 감축하거나 생산을 거의 중단해 시어즈로서는 새로운 거래선을 물색해 왔으며, 이번에 새로운 파트너로서 삼보를 맞아들였다는 게 삼보측의 설명이다.
인지도 크게향상따라서 삼보는 이번 시어즈로의 납품이 대미수출에 일대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어즈는 매주마다 상품전단(일명 찌라시)을제작하는데, 광고전단 첫장에 트라이젬 컴퓨터를 게재해 신문과 함께 전 미국가정에 직접 배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산술적으로도 주당 광고노출량이 천만장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미국 전가정의 80%에 매주 직접광고를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결과적으로 미국시장 내에서 트라이젬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PC메이커들이 OEM수출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이유가 자체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현지에서 극히 미미했기 때문이라는 것을감안한다면, 삼보는 이번 시어즈와의 계약으로 당장의 판매확대는 물론 돈으로는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무형의 자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볼수있다.
따라서 이번 시어즈로의 납품은 일단 삼보의 PC가 미국 유통업체를 통해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수 있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것과, 자체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제고로 직접 미국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데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삼보는 이번 시어즈로의 납품이 그동안 IBM이나 이태리 올리베티 등 대형거래선과 지속적으로 OEM거래를 해왔다는 것을 시어즈측이 높게 평가했기때문이라고 그 성사배경을 설명한다.
컴덱스쇼서 합의실제 이번 계약과 관련된 회의가 지난 한햇동안 양측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열려왔으며, 지난해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개최된 컴덱스전시회에서는 시어즈 관계자가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납품에관해 원칙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져 계약체결은 시간문제였다는 것.
삼보는 시어즈로의 공급이 본격화할 경우 미국 현지법인인 TGA에 관련자재를 보내 TGA에서 시어즈가 요구하는 사양에 맞게 제품을 완성,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시어즈로의 납품이 곧바로 사업의 성공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시어즈와의 계약은 판매확대를 위한 기반이 될 뿐,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는 데는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남보다 앞선 제품을 값싸게 공급해야 하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기때문이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 대부분 PC 구입조건이 까다롭고 작은 결함에도 무조건반품을 요구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반품을 줄이는 것이 이번 계약을 성공으로 이르게 하는 전제조건이될 수밖에 없다.
구매성향 파악을그러나 이번 삼보의 시어즈로의 납품은 세계 최대의 시장인미국에서 국산제품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분명해, 최근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국산PC 수출산업에 커다란 희망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양승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