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기술교육의 산실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원 25주년을 맞아성대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13일 본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는 이수성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빈.교직원.학생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 성년의 나이에 접어든 KAIST를 축하하게 된다.
한국과학기술원은 지난 93년 미국의 공학교육평가기관으로부터 미국 상위대학 10% 이내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고 국내에서 이공계 교육기관을평가할 때는 아예 비교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이공계의 국내최고 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다.
KAIST의 정확한 생일은 2월 16일. 71년 국내 최초의 대학원 중심대학이라는기치를 걸고 출범한 KAIST의 최초 이름은 한국과학원(KAIS)이었다.
80년에는 연구소 통폐합의 회오리 속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통합,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 개명됐고 89년에는 다시 KIST와 분리돼 한국과학기술대학과 통합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과기원이 지난 25년간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발전에 끼친 지대한 공헌은 그간의 주요 성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우선 주기능인 인력양성 측면에서 보면25년간 박사 2천5백명, 석사 9천4백명, 학사 3천명 등 총 1만5천명의 과학기술인력을 배출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한해동안 배출되는 이공계 박사(1천8백명)의 20%를 KAIST가 배출하고 있다.
특히 박사학위 취득자의 절반을 20대 박사가 차지하는 등 KAIST는 독창성과창의성이 뛰어난 20대 박사의 대량배출로도 유명하다.
이들 젊은 KAIST 졸업생들은 산업체.연구기관.대학 등 교육기관에 폭넓게퍼져 있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첨단산업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성공한사례도 많다.
(주)큐닉스컴퓨터.메디슨.휴먼컴퓨터.터보테크 등 첨단산업분야의 선두에서있는 30여개의 벤처기업이 과기원 학생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기업이다.
KAIST가 그동안 개발한 주요 기술로는 *제4세대 세파계 항생제 *초음파진단기 *비스무스계 고온 초전도체 *퍼지 교통제어 신호기 *세계수준급비메모리 반도체 설계기술 *과학위성 우리별 1,2호 *2테라와트급 고출력신명 레이저시스템 펜컴퓨터 등의 개발과 함께 식물 자기수정 거부현상 발견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식물 자기수정 거부현상 발견은 네이처지의커버스토리로 다뤄지면서 94년 세계 과학기술계 톱뉴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과기원은 현재까지 출원하거나 등록한 특허 등 산업재산권이 국내 5백건,해외의 경우 1백5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최근 과기원은 지금까지의 나이와 비슷한 20년 후에는 세계 톱10 수준의연구중심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한다는 강한 희망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12일 개원한 테크노경영대학원을 비롯해 고등과학원 설립, 미래형캠퍼스정보시스템 구축, 의과학연구센터 설립 등 다양한 사업을 이미 벌여놓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이같은 화려한 이력서와는 달리 KAIST는 현재 해결해야 할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서울분원의 무자격자 입학파문을 매끄럽게 마무리하고 서울분원의 폐쇄및 본원으로의 흡수통합에 따른 본원 및 분원출신 교수나 학생간의 괴리를해소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관계자들은 또 너무 조급하게 추진돼 벌써부터 상당한 문제를 노출하고 있는고등과학원이나 테크노경영대학원을 정말 당초 목표대로 키워내느냐 하는것이 장기적인 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