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휴대통신(PCS)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기업들의 막판 눈치싸움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독자 컨소시엄보다는 기업간 연합이 더 많은 점수를 딸 수 있다는 판단이대세를 이루자 기업들은 저마다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면서 해법찾기에 골몰하는모습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예상가능한 변수가 5백 가지를 넘는다"면서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묘수풀이에 질린 표정마저 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물밑접촉 횟수가 늘어나면서 연합구도가 점차가닥을 잡아가고 있어, 이번 주말을 고비로 PCS사업권을 향한 기업간 연합의 골격은 어느 정도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특히 한솔.금호.효성.데이콤.기협중앙회가 5파전을 벌이고 있는 비장비제조업군에서 금호.효성.데이콤 등 3사가 손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제조업군의 동향이 가장 먼저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3사의 연합가능성은 비제조업군의 강자로 분류돼온 한솔이 느닷없이불거진 뇌물사건으로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입은데다 최근까지 독자노선을고집해온 데이콤이 타기업과의 제휴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급진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거듭된 토론의 결과, 기업간 연합이 대세를 이루는전반적인 분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해 독자노선을 고집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들 3사의 제휴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효성그룹이다. 정부의 사업자 선정기준 수정공고 이후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온 효성그룹은 현재 응수타진의단계를 지나 최종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막판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효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늦어도 내주 초까지는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말하고 "연합의 필요성과 가능성에서 금호.데이콤.효성 등 3사가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최종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기대했다.
금호.효성.데이콤이 만약 연합군 결성에 성공한다면 비제조업군에서의 사업권 경쟁은 한솔 대 3사연합의 구도로 굳어지게 되며, 이 경우 한솔이 내놓을새로운 카드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한솔의 대응도 만만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한솔의 연합체 구축은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대연합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는 빅4그룹 쪽에서 한 회사가 이탈할가능성과, 한화의 경우처럼 PCS가 아닌 다른 분야의 참여기업 가운데효성.금호.데이콤과 같은 정도의 효력을 갖는 대기업을 컨소시엄에 가담시키는등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한솔그룹은 일단 주파수공용통신(TRS) 전국사업의 아남그룹, 국제전화의고합그룹 등과 상호지분참여 등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으며 TRS경쟁에서뛰쳐나온 한화.쌍용그룹과 015무선호출사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협상을진행하고 있다.
특히 빅4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교환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한화전자정보통신을 구성주주로 전격 영입할 경우 한솔의 연합세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전망된다.
현재 삼성.LG.대우.현대 등 빅4의 연합 가능성은 일단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LG그룹이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와의제휴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양사 모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지는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빅4의 접촉은 연합을 성공시키는 것보다는 자사를 배제한 연합이 이루어지는것을 방지하려는 측면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빅4 가운데 한두개 그룹이 막판에 비제조업군의 구성주주로 변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금호.효성.데이콤의 3사 연합군 결성에도 많은 난관이 남아 있다.
데이콤은 법적으로 5%이상의 지분을 가질 수 없다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어드밴티지를 요구하고 있고, 금호그룹은 연합이 깨질 경우 각각 출마하더라도 자사가 가장 승산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