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기시장 승부처 "디지털"을 잡아라

그동안 신도리코가 독주해온 국내 사무기기 시장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있다. 신제품 출시경쟁과 신규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 업체들의 변신노력이 적극 추진되면서 치열한 순위다툼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장재편 분위기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디지털복사기.

컴퓨터와 네트워크 환경의 확산에 힘입어 복사기의 경우 올해 아날로그에서디지털로의 대전환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체들간 시장선점을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신시장을 누가 먼저 개척, 선점하느냐가기업들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복사기의 경우 아날로그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어 기업의 수익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기대되고 있다.

실제 일본 후지제록스의 경우 지난 95년 전체매출 중 디지털복사기 판매수익이 아날로그를 능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판매대수면에서는 아날로그와비교할 수 없이 적은 숫자였지만 기업의 수익측면에서는 디지털복사기가효자노릇을 한 것이다.

복사기 시장에서 2, 3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들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이정상 정복의 더없는 호기가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아날로그 시장의선두가 디지털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시장질서가 전면 재편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는 것이 복사기업체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로 인해 앞으로의 2~3년이 40여년에 이르는 국내 복사기시장 역사에 일대 획을 그을 대전환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디지털복사기와 함께 사무기기업체들이 추진하는 또다른 변신은 고부가가치산업에의 집중투자.

코리아제록스는 아날로그 제품은 수출에 주력하는 대신 고속 대형기와 레이저플로터 컴퓨터 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롯데캐논도 올 하반기부터 디지털제품에 대한 생산을 시작하면서 컴퓨터 시스템분야에의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사무기기 시장에서 선두를 점하고 있는 신도리코는 계열사를 통해 통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정보통신과 컴퓨터 시스템부문의 확대를 중장기 전략으로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 국내 사무기기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디지털제품을속속 출시하는 한편 팩시밀리나 복사기와 관련한 신종 서비스들도 제공할방침이어서 사무환경 전반에 걸친 일대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김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