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용산" "용산니 요이꼬소".
전자상가에 외국어공부 바람이 불고 있다.
동양 최대의 전자단지라는 면모에 맞게 이미 용산 전자상가는 전자상권의중심지로 또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일본의 아키하바라와 비교해규모면에서는 상당히 작지만 완제품에서부터 조립.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제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산 전자상가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씩들러보는 쇼핑의 중심지이다. 기업체를 방문한 바이어들도 시장상황을 알기위해 찾아온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 유명인사들도 산업시찰 일정중에 거의빠짐없이 용산전자상가 방문을 포함시켜 놓고 있다.
합리적이고 실속있는 소비를 중요시하는 외국인들의 생활태도 때문인지 백화점이나 대리점보다 가격이 저렴한 용산 전자상가를 찾는 외국인 손님이 부쩍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상가마다 이들 외국인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자연히 외국어공부에 열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른바 "매장의세계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특히 인터콘티넨탈호텔.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주위에 끼고 있는 전자랜드 강남점은 하루 평균 50여명 이상의 외국인 손님들이 찾아오고 용산 전자랜드의 경우 하루 평균 2백여명 이상의 외국인 손님들이 찾아온다. 전체 규모에 비해 적지 않은 비율이다.
따라서 외국인을 매일 상대해야 하는 점원들의 외국어 실력 또한 매출과직결되는 중요한 영업요소로 작용한다.
전자랜드는 이에 따라 전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아침 외국어 강의를 실시한다. 영어.일어.중국어를 기본으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예일외국어학원과 계약해 아침 7시부터 8시까지 강의를 듣도록 하고 있다. 물론 강제 조항은 아니다.
하지만 전체 출석일 중에 85%이상을 출석하지 않으면 회사측의 강의비 지원은 없다. 완전히 자기비용으로 강의를 수강해야 한다. 반면 85%이상 출석할경우 강의비 전액을 회사가 부담한다. 공부하는 사원에게만 지원하겠다는회사측의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하루종일 서서 일해야만하는 매장의 직원들은 피로함에도 불구하고 절반이상이 강의를 듣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내 다른 상가도 마찬가지이다. 컴퓨터를 업 그레이드하려고 찾아온 일본인 고객도 있고 CD롬타이틀 등 SW를 구입하러 온 미국인 손님도 있다. 전자상가내 젊은 사장이 포진한 이유중 하나도 이들을 상대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이다.
용산 전자상가 SW매장의 한 관계자는 "관광차 온 외국인 고객들은 매장직원들과 의사소통이 될 경우 전자제품을 쉽게 구매하고 있다"며 "SW는 관광상품으로도 매우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잇단 국제회의의 개최와 함께 올림픽시즌도 다가오고 있어 외국인을 상대로한 특수에 전자상가는 단꿈에 젖어 있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이 개최될 경우용산 전자상가는 또 한차례 황홀한 특수에 어깨춤을 출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날을 위해 지금 외국어공부라는 칼날을 열심히 갈고 있다.
<이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