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PCB 6사는 지난해 엔고로 전방산업인 국내 전자업계의 대호황이하반기 초까지 이어진데다 업계의 적극적인 고부가 다층기판(MLB)사업 확대에 힘입어 대체로 높은 외형성장을 거뒀다.
그러나 PCB 납품가격은 대체로 동결 또는 인하됐음에도 불구, 두 차례에걸친 에폭시원판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동박.잉크.케미컬류 등 전반적인 원.
부자재의 가격이 급등해 순익 증가율은 매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화된 것으로분석됐다.
업체별로는 대덕전자가 양면PCB 생산을 동결하고 고부가 MLB사업으로 중심을이동한 덕택에 전년대비 19.5% 늘어난 총 9백12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2위인 코리아써키트를 14억원의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계속 수위를 지켰다.
대덕은 또 95%를 넘는 안정적 수율을 바탕으로 특유의 생산성 극대화 전략에다 다수의 해외 우량 거래처를 근간으로 직수출을 50% 이상 유지하며 총 72억1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그러나 아직 고밀도 파인패턴 PCB 등 고부가 PCB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데다 큰 폭의 원자재 및 관리비용 증가로 순이익 증가율은 17%선에 머물러 93년(85%)과 94년(62%)에 비해 그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94년 노사분규로 순이익 증가율이 1%에 그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던 코리아써키트는 특유의 다품종 소량형 특수 PCB사업 호조에 힘입어 전년대비 77.5% 늘어난 총 8백98억원의 매출을 달성, 대덕산업을 누르고 사상 처음으로2위에 올랐다. 코리아써키트는 특히 2공장을 중심으로 임피던스.BGA.모듈.
메탈코어.튜너보드 등 소수 정예의 고부가 특수 PCB를 양산, 내수보다는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한 것이 주효해 순이익 면에서도 전년대비 99.4% 늘어난23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덕그룹의 단면PCB 전문업체인 대덕산업은 상반기의 화재로 인한 위기를노사 공동노력으로 극복, 매출은 전년대비 23.8% 늘어난 8백38억4천만원, 당기순이익은 41.2% 증가한 59억9천만원을 올리며 대덕의 "뚝심"을 과시했다.
대대적인 설비증설을 통해 선두권 추격에 나서고 있는 새한전자는 지난해초부터 지속적인 단면.양면제품의 생산확대와 취약품목인 MLB에 대한 투자에물꼬를 트면서 총매출액은 28% 늘어난 2백31억5천만원, 당기순이익은 무려 1백78%가 급증한 14억1천만원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94년 공장 화재를 시작으로 극도의 사업부진에 허덕였던 한일써키트는 휴대폰 유통업을 중단하고 MLB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 매출은 전년대비 20.6%가량 늘어난 1백54억8천만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서울 대치동 사옥을 매각하는 등 적잖은 특별이익이 발생했음에도 불구,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전년대비 29.8%나 줄어든 2억5천만원에그쳐 PCB 6사중에선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우진전자는 90년대 초반부터 시작한 관리부문의 군살빼기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사업구조를 양면중심에서 MLB로 대거 전환한데다 감가상각도 대부분완료된 덕택에 매출은 1백54억원으로 21%가 늘어난데 비해 순이익은 15억원으로 1백%가 늘어 외형보다는 내실 성장이 두드러졌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