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대 기행] 정보쓰레기와 시민의식

요즈음 일요일이면 집사람이 일주일 동안 분리해 모아놓은 신문류.병류.우유팩 등 재활용품, 건전지 등 유해폐기물, 쓰레기규격봉투에 담은 여러 가지쓰레기 등을 아파트 분리수거함에 가져다 놓는 담당업무가 나에게 주어진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화학물질 등이 그리 흔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는것 자체도 그다지 넉넉지 못해 옷가지.양말.신발 등은 항상 깁거나 수선해재사용했고, 일회용 제품의 사용도 거의 없어서 버려지는 쓰레기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니, 버릴 것보다는 재사용이나 심지어는 주어서 이용하는 것이많았던 시절이 그리 먼 옛날이 아니며, 70년대와 80년대까지만 해도 쓰레기의 대부분이 연탄재였던 기억이 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쓰레기 분리수거가 없어서 아파트 쓰레기 투입구에 모든 쓰레기를 집어넣기만 하면 청소하는 사람이 수거해가는, 버리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이 따로따로 있었다.

내가 쓰레기 변천사를 잡다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옛날을 회고하거나, 쓰레기담당이 된 지금의 나의 모습이 초라해서가 아니다. 단지 문명이 발달되어편리하고 풍족한 삶을 향유함에 있어서 우리가 책임져야 할 것이 항상 수반되지 않나하는 작은 생각에서다.

사실 여러 가지 쓰레기를 분리해 재활용품이나 폐기물 등을 따로 모으고,버리는 것의 양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자연을 보호하고 우리 후손들에게 가능한 많은 자원을 물려줄 수 있는 길일 뿐 아니라 국민소득 1만달러를 돌파하고 세계 10여번째 무역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시민정신이며 책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정보시대에서 정보산업은 비교적 공해가 적은 산업이지만, 분명히 정보의쓰레기는 존재할 것이다. 올바른 관리와 유지체계를 통해 정보의 쓰레기를치우는 사람과 버리는 사람이 따로 존재해서는 안될 것이다.

초고속정보통신시대에서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제공되려면 엄청난양의 정보가 생성될 것이고, 이러한 정보를 유지, 관리하고 개선하는 작업이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보의 쓰레기 하치장이 늘어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잘못된 정보를 이용할 수도 있어 신용사회로의 전이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다.

예를 들면 압축되지 않은 실시간 영상데이터는 한시간 정도의 서비스를 할경우 수십 기가바이트(GB) 정도의 정보가 생성되어야 한다. 행정전산망을 추진하면서 전국 주민의 문자정보가 약 50GB였음을 비교해 볼 때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테라바이트(TB)급의 엄청난 정보가 계속적으로 쌓여갈 것임을 알 수 있다.

인터네트의 활성화로 각급학교.연구소.업계.관공서 등에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심지어는 개인의 홈페이지도 인터네트 상에서 접속되고 있는 시대에서정보의 구축과 함께 구축된 정보를 유지.보수하고 개선하는 책무가 항상주어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집에서 쓰레기를 가능한 적게 만들며,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거나 내집 앞의청소는 각자가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시민정신이 정보시대에서도 그대로적용되어야 하며 각기 구축된 멀티미디어 정보가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유지.관리하고 개선하는 정신도 정보시대의 시민의식임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할것이다. <한국전산원 표준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