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오스트리아 슈타이어사 인수 무산위기

대우그룹이 자동차부문 세계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오스트리아 자동차 및 부품생산업체 슈타이어사의 인수가 무산위기에 몰렸다.

18일 대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슈타이어 다임러 푸흐(SDP)사의 지분 65%를 매입, 이 회사의 7개 사업부문 중 미션과 디젤엔진.엔지니어링 등 5개 사업부문을 인수키로 하고 의향서까지 체결했으나 핵심이 되는엔지니어링부문의 인력인수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본계약 체결이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슈타이어는 당초 엔지니어링부문의 인력을 모두 대우측에 넘기기로 했으나최근 용역물량이 급증해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술인력의 일부만 인수해 갈 것을 대우측에 요구하고 있다.

대우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우의 슈타이어 인수사실이 알려진 이후 독일의 벤츠와 BMW 등 선진국 업체들이 이 회사의 엔지니어링사업부문에 집중적으로 일감을 배정해 대우의 인수작업을 방해한 것으로 안다"며"엔지니어링부문의 기술인력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이 회사의 인수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슈타이어 인수는 무산될 가능성이 크며 현재 이 회사가 당초의합의사항을 번복한 것에 대한 법적 대응책을 강구중"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자동차는 자동차 개발을 담당하는 슈타이어의 엔지니어링사업부문과디젤엔진사업부문을 바탕으로 오스트리아에 자동차 개발에 관한 종합엔지니어링센터를 구축할 방침이었으나 인수작업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종합엔지니어링센터의 설립후보지를 영국으로 바꾸고 현재 스포츠카 전문업체인 로터스의 인수를 추진중이다.

슈타이어에 4륜구동차의 생산을 위탁하고 있고 디젤엔진도 납품받고 있는벤츠를 중심으로 한 유럽업체들은 대우의 슈타이어 인수계획에 대해 "생산기밀누설" 등의 이유를 들어 우려와 반대입장을 표명해왔다.

<조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