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식 안정기시장, 지각변동 움직임

이은용기자

전자식 안정기 수출에만 주력해 왔던 LG산전이 국내시장 진입을 서두르고있는데다 일부 대기업들이 신규 진출을 적극 검토함에 따라 최소 1~2년내 국내시장 주도권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미주시장 중심으로 수출에 주력해온 LG산전은 판매전략을 급선회, 본격적인국내시장 진입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해 올해안에 청주공장 생산능력을 연 3백만대 수준으로 확대하는 한편 초고효율 안정기 및 조도조절형 안정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계열사인 동호전자를 통해 수출에만 주력해온 태일정밀도 지난해부터 국내시장 판매를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에너지절약 전문기업 활동을 강화, 전국관공서에 전자식 안정기를 보급했으며 포항제철.철도청.롯데그룹 등 대규모수요업체들과의 계약도 가까운 시일내에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생산규모 및 제품성능에서 기존 업체들을 압도할 것으로 보이는데다안정기 전문업체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금동원력을 앞세워 기존 업체들의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러한 대기업들의 공세에 뚜렷한 대응책없이 존폐 위협에 시달릴 것으로 보이는 기존 업체들의 상당수가 재고증가와 누적적자를 해결키 위해 일반전자상가를 통한 덤핑을 시도, 초저가.불량품 유통이 활개를 칠 가능성도큰것으로 우려되는 등 전자식 안정기 시장의 대대적인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전자식 안정기는 중소기업 품목으로 인식돼 대기업은 협력사를 통해자사 세트에 일부 채용하는 정도에 그쳐왔으나 최근 정부가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녹색조명운동"을 적극 장려하는 한편 에너지절약에 대한 국민 인식전환에 힘씀에 따라, 빠른 시장확대가 예상되자 대기업들이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부분의 안정기업체들은 "안정기는 주요 핵심부품을제외하고는 전자회로 설계에서 제품의 차별성이 결정되는 제품이기 때문에대기업이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기술력 제고를 꾀한다는 것은 시장성이 좋은중소기업 업종까지 독식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한편에서는 "대기업이 시장진입을 추진하기 전에도 국내 안정기 업체들은 규모가 영세하고 기술력이 낮은 까닭에 창업과 도산이 비일비재했으며 뚜렷한기술진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안정된 자금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대기업의 시장진입이 오히려 국내 안정기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의 안정기시장 진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음에도 불구,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방도가 없는데다 기존 업체들의 반발력도 미약해 대기업의 시장참여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