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대여점, 비디오 공급가 인상 "힘겨루기"

덤핑대여의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비디오숍들이 최근 제작사들의 프로테이프 공급가 인상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제작사들이 판권료 인상에 따른 부담을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프로테이프 공급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비디오숍들이 크게 긴장하는 한편 협회를 중심으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 서울시지부는 "올들어 일부 제작사들이 영업사원들을 통해 프로테이프 공급가격의 인상방침을 내비치고 있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덤핑대여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디오숍들의 현실을 도외시한 제작사들의 일방적인 횡포"라며 크게 반발했다.

서울시지부는 또 "최근 각 지회별로 비디오숍 업주들이 모여 이에 대한 토론을 벌인 결과, 가격인상에 무조건 반대하기로 결정하고 각 업소창문에 "프로테이프 공급가 인상 결사반대"라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한편 회원업소를 대상으로 반대서명운동을 전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여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의 제작사들끼리 과당경쟁으로 판권료를 턱없이 올려놓고 이제 와서 판권료 인상에 따른 부담을 비디오숍들에전가시키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처사"라며 제작사들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공공요금을 비롯해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프로테이프 공급가격만 4년째 동결돼 있다"며 "따라서 공급가격 인상을 요구하는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사 측은 또 "대여업계가 제작사들간의 과당경쟁을 문제삼고 있는데 최근비디오숍들간의 과당경쟁으로 대여료가 자꾸 하락하고 있는 것을 제작사들의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제작사들은 최근 잇따른 물류비용과 판권료 인상으로 매출확보에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공급가격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제작사들끼리도 공급가격을 일제히 인상할 것인지, 작품에 따른 차등가격제를 둘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