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컬러TV용 브라운관(CPT)과 모니터용 브라운관(CDT) 모두 절대적인공급부족 현상을 보임에 따라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했던 세계 브라운관업계가 올들어 시장상황이 수급 균형으로 돌아선데 이어 하반기에는 공급과잉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 총 6천5백만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될 국내 브라운관3사는 이같은 경기전망에도 불구, 세계 최고수준의 생산 및 품질 경쟁력을갖춘데 힘입어 이를 오히려 일본.대만.유럽 등 외국 경쟁사를 따돌릴 호기로삼아 매출과 순익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라운관 시장이 올들어 호조세가 한풀 꺾이면서하반기에는 기종별로 1백만~2백만개 가량의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이에 따른제품가격 하락이 불가피, 지난해와는 달리 "세계 톱 10업체"간 공급 경쟁이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브라운관 시장규모는 업체별로 다소 전망이 엇갈리지만 대략 CPT가 1억3천만~1억4천만개, CDT는 6천7백만~7천만개 등 총 2억1천만~2억2천만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어 톱 10업체의 예상 공급량이 수요를 각각 2백만개가량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현상은, 전체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에 대응한세계 톱 10 공급업체들이 지난해 일제히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생산량이 일시에 급증했고 또 하반기 이후 세계 경기전망도 불투명한데다 세트업체들이 지난해 가수요를 감안, 확보했던 재고물량을 1.4분기중 소진하고 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경기 선행지수 역할을 수행하는 브라운관 가격추이 역시 CPT를중심으로 1.4분기중 이미 1~2%가 하락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2~3%의 추가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관.LG전자.오리온전기 등 국내 브라운관 3사는 현재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확보하고 있고 업체별로도 1~6위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시장상황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라운관 시장이 공급과잉이 되더라도 이는 결국톱 10 기업간 수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뿐"이라며 "실제로 국내 3사는 올공급물량의 70% 이상을 이미 수주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