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와 마쓰시타 등 일본의 유명 에어컨업체들이 한국시장에 속속 상륙해 국내업체가 수성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업체는 예년과는 달리 한국시장에적극적이다. 따라서 국내업체는 이들의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업체는 지난 94년 이후 이상기온으로 국내의 에어컨 수급이 차질을 빚자한국수입업체를 통해 일과성 수출을 시도했던 것과는 달리 한국시장을 유망잠재시장으로 보고 본격적인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 또 룸에어컨보다는 패키지에어컨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마쓰시타와 미쓰비시.야마시 등 일본업체는 에어컨 성수기인 6월이후부터 한국시장에 3천여대를 공급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더 일찌감치 판촉전을펴고 있다.
미쓰비시의 경우 지난달 백화점 등에 제품을 선보이고 국내업체와 마찬가지로 할인예약판매까지 시도하고 있다. 아남전자와 협력하고 있는 마쓰시타는전국으로 영업력 확대는 물론 설치와 AS까지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어한국 에어컨시장을 공략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부피가 큰패키지에어컨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일본업체 주력제품이 5평급 이하의 소용량모델이란 점도 있지만 대형가전 선호추세로 한국에서의 패키지에어컨 수요가급증하고 있는 점을 노린 것으로 국내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
실제로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패키지에어컨은 38만여대가 팔려 총수요에서차지하는 비중이 48%에 달할 만큼 급신장세를 보였다.
이들 일산 에어컨은 관세와 특소세를 포함한 각종세금과 높은 유통마진 등으로 일본업체가 수출하는 가격의 2~2.5배수준의 소비자가격이 형성돼 동급국산제품에 비해 50%이상 비싸 가격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최고의 기술과 브랜드이미지를 고려할 때 물량만 보고 일본제품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내업체의 분석이다.
기술력으로 볼 때 일본의 에어컨산업은 한국보다 16년이 앞서 1952년에 히타치가 창문형에어컨을 최초로 개발했으며 분리형은 61년에 산요가 첫선을보였다.
이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은 95냉동연도(94년 10월~95년 9월)중 내수시장에 7백50만대를 공급하고 1백20만여대를 수출해 여전히 세계최대의 에어컨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또한 중국과 동남아에 산재한 해외생산기지까지고려하면 일본업체의 세계시장점유율은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어컨산업이 급속히 성장한 것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핵심기술을개발하기 앞서 여전히 일본업체의 특허보유 실태부터 파악해야 하는 실정이다.
물론 기후조건 차이로 일본의 에어컨 대부분이 4계절 사용가능한 히트펌프식이라는 점과 주력생산품이 다르다는 점은 감안해야겠으나 냉방.절전성능이탁월한 인버터제품 관련기술과 현재까지 국내업체가 전량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고성능 스크롤 컴프레서를 일본은 자체생산하고 있는 점 등은 우리보다기술력에서 한수위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저소음기술과 제습, 공기정화기능 등 부가기능에 있어서도 오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국내 에어컨업체 관계자들은 "일본업체가 유통기반을 다진 후 가격경쟁력을확보할 수 있는 중국 및 동남아산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