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손이 사라지면 주는 손도 사라진다."
오는 4월 11일 제15대 총선실시를 앞두고 거리곳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 내용중 하나다. 돈 안주고 안받는 깨끗한 선거풍토 조성을 위한 이같은 캠페인이소프트웨어(SW) 업계에서도 시급한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불법복제품 유통이라는 SW업계의 뿌리깊은 문제를 두고, 복제품 수요가있기 때문에 복제품 거래업자가 있고 불법복제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논리를바탕으로 하는 말이다.
SW 불법복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SW보급이라는 측면에서SW개발업체들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묵인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유령업자들이 CD롬 리코더를 이용, 1장의 CD롬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하는 고가의 SW를 불법으로 복제해 판매하는 등 갈수록 그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시중에서는 SW가 팔리지 않아 개발업체들은 사원들의 월급도제대로 주지 못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도 해당SW의 사용방법을 수록한설명서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이로 인해 출판사가 돈방석에 올라앉는 "기이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검찰이 최근 유명 SW를 불법복제 유통시켜 수천만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대학생을 적발해 구속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업계 현실을 잘 아는사람들은 이것은 "단속"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사용자를 비롯한 거래업자.개발사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적인 문제"라는것이다. 사용자와 개발사의 중간에 있는 거래업자의 말을 빌리면 "하드웨어를구입하는 사용자들은 으레 필요한 SW를 무상으로 끼워주는 것으로 인식해이를 요구하며, 비용부담이 커서 어렵다는 설명을 하면 발길을 돌린다"는것이다. 사용자의 이같은 인식은 신규수요 잠식이라는 결과를 빚는 한편으로불법복제품의 수요를 발생시킨다.
불법복제 SW유통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될 것 같다. SW의 적정가격유지, 사용자의 정품 사용에 대한 인식 제고, 유통질서 확립 등 적절한 대책이시급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해 두고 싶다.
<김재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