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VAN회사 설립 의미

복잡한 단계 및 전근대적인 유통구조로 정보시스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출판유통업계에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가 등장할 전망이다.

가칭 「한국출판정보통신」으로 정해진 이 회사는 대한출판문화협회, 전국서점조합연합회, 뿌리와 날개 등이 오는 5월 1일 자본금 10억원 규모로 출범시킬 예정이며 이를 위해 지난 21일과 오는 4월 8일 두차례의 설명회를 통해관련업계의 참여와 협조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앞으로 출범할 출판VAN회사의 주요 업무는 현재 전혀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출판유통업계의 각종 업무, 즉 수·발주, 재고파악, 입고처리 등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표준화된 POS시스템, 전자문서교환(EDI), 도서정보 DB등을 개발해 전국 서점과 출판사, 유통업체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출판업계는 타 유통업태에 비해 유통구조와 단계, 조건 등이 상당히 전근대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적의 표준 바코드라 할 수 있는 국제표준도서번호(ISBN)의 부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전산처리가 힘들고 「위탁」「한도」 「현금구매」 등 다양한 형태의 유통방법이 통용돼 책 하나도 각기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을 정도이다.

출판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중 대표적인 것이 유통 전표의 다량발생이다.

현재 출판업계에서 취급하고 있는 서적의 종류는 평균 15만종에 이른다.

게다가 매일매일 신간 서적이 수십종씩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서점들은 이를주문하기 위해 업태 규모에 비해 과다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출판업계의 실정이다.

거래처의 경우도 출판사 3천 군데, 서점 3천 군데여서 이를 현재 거래방식대로 연결하면 하루에 약 9백만 건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출판VAN회사가 표준화된 EDI를 제공하려는 것은 이처럼 복잡하고 중복되는거래업무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출판VAN회사는 「출판전자우체국」이란 가상시스템을 설립해 서점과 출판사, 유통업체들의 수발주업무를EDI로 전달하고 신간정보DB를 전국에서 공동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출판전자우체국」은 기존 전화와 팩시밀리에 의존해왔던 수발주업무를통신망을 이용한 EDI로 처리하기 때문에 신속한 업무 처리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사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의 보급확산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현재 대형서점들이 각기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서점용 POS시스템이표준화돼 중소 서점들에게까지 확산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전국서점조합연합회, 뿌리와 날개 등의 자료에 따르면 POS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인력에만 의존한 서점의 경우 유통전표 입력에 8명, 바코드 슬립부착에 10명, 전산업무 처리에 15명 등 약 35명이 필요했으나 POS시스템을가동하고 있는 서점은 이를 8명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

「출판전자우체국」을 이용할 경우 수·발주업무 간소화, 출판사의 출고현황 즉시파악, 고객에 대한 30만종의 도서정보 제공, 재고관리 가능, 표준 POS시스템을 통한 서점운영의 효율성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뿌리와 날개는 출판VAN회사가 제공할 표준업무를 위해 지난해 출판전문 DB를 개발, 현재 PC통신 하이텔을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시내 주요 대형서점에서점도서안내시스템을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ISBN을 표준으로한 EDI 거래시스템 및 표준 POS시스템도 개발 완료해놓고 있는 상태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전국서점조합연합회, 뿌리와 날개 등은 『출판VAN회사설립을 위해선 서점, 도매업계 및 출판사 등 범업계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며 『업계 참여를 높이기 위해 컨소시엄의 발기인들에게 표준 POS시스템, 서점도서안내시스템 등을 저가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