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구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형광등이 몇 차례 깜박이더니만 조도가 약해지고 듣기 싫은 소리까지 난다.』
이럴 경우 대개는 형광등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게 마련이다. 물론 형광등 자체의 결함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개는 등기구에 장착돼있는 전자식 안정기의 불량에서 기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전자식 안정기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해 형광등을 새로 갈아끼우는것으로 대처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 안정기 업계가 안고 있는 기술적인 한계들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인간본위의 조명체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선진국들과 비교해 큰격차가 있다.
안정기업계도 국내에 가장 널리 보급돼 있거나 앞으로 보급될 32W·40W급 전자식 안정기의 기술력 제고의 시급성을 공감하고 있다. 특히 깜빡거림제거·소음제거·저고조파 함유·전자파장애 대책강구 등이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제들은 이미 오래 전에 기술적으로 얼마간 극복된 문제들이나 대부분의 안정기 업체들이 안정된 생산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리모컨 오동작·통신장비 장애·컴퓨터 장애 등을 유발하는 전자파장애 관련 기술력제고가 시급한데 이는 美洲시장을 중심으로 한 수출에 당장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변압기의 손실·전원선의 발열·배전선로의 손실 등 불안한 국내 전력공급체계에 대비한 고조파 방지형 안정기와돌입전류에 강한 다양한 보호기능을 갖춘 안정기 기술의 제고도 절실하다.
이와 함께 불량품 유통을 부추기는 덤핑에 대한 방지책 마련과 영세성으로인한 연구개발력 미비에 대한 공동대비책 마련 등도 안정기 업계의 부수적인해결과제다.
안정기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거대한 자금력 및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전자식 안정기 내수시장에 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비, 중소전자식안정기 업체들이 「제살 깎기」式의 저가유통을 근절하고 기술력 제고와 시장守成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연합전선 형성을 통한 공생방안 마련이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공감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