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반적으로 오디오제품 판매가 부진했던 가운데 변화하는 시장환경을 제대로 읽은 일부제품은 여전히 소비자에게서 사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V업체가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부 주력모델의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하는 한편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데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본지는 최근 AV전문업체와 가전3社 등 8개 AV업체가 밝힌 지난해 오디오제품별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인기모델 30개를 선정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오디오제품은 인켈의 미니컴포넌트 「P 77」로 모두 3만2천1백대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전자의 미니컴포넌트인 「MM 11」과 「MM 480」 「MM 380」은 각각 2만2천2백대와 2만5백대, 1만9천9백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나란히 2,3,4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롯데전자의 초소형 미니컴포넌트 「핑키 50」과 삼성전자의「MM 485」가 각각 1만8천7백대, 1만8천3백대의 판매실적으로 5위와 6위에올랐다.
이밖에 LG전자의 뮤직센터인 「F 88G」와 인켈의 미니컴포넌트 「P 636」, 삼성전자의 미니컴포넌트 「MM 345」, LG전자의 미니컴포넌트 「F 676G」 등도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오디오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미니컴포넌트의 강세와 기존 하이파이컴포넌트, 뮤직센터의 급격한 퇴조다.
이같은 현상은 이번 조사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30개 모델을 기종별로 보면 미니컴포넌트가 19개이고 AV시스템을 포함한하이파이컴포넌트는 7개, 뮤직센터가 4개다. 또 미니컴포넌트는 1위에서 6위까지 휩쓰는 등 상위권에 대거 포진한 반면 하이파이컴포넌트와 뮤직센터는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지난 94년초의 같은 조사(93년 오디오판매 순위)에서는 30위권에는 하이파이컴포넌트가 11개 모델, 미니컴포넌트와 뮤직센터는 각각 10개, 9개 모델이 올랐다. 또 그 당시 10위안에 든 미니컴포넌트 모델은 고작 2개뿐이었다.
지난해 오디오시장의 또다른 특징은 가전업체의 부상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13개 모델을 순위에 올려놓아 AV전문업체의 아성을 상당 부문 무너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3년전에 두 업체는 30위에 모두 7개 모델을 진입시켰다. 가전업체가 미니컴포넌트에 주력해온 가운데 시장환경이 미니컴포넌트 중심으로 흐른 데 따른 당연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30개 인기모델의 평균 판매량은 1만5천2백대로 3년전보다 3천여대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오디오시장의 신장률이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평균판매량의 증가는 AV업체마다 오디오제품의 판매가 특정 인기모델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이밖에 오디오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중저가 모델을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30개 인기모델 평균 소비자가격은 60만원대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10위까지 오른 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49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오디오시장에서 할인판매가 잦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평균소비자가격도 얼마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인기모델에는 비디오 CD기능을 채용하거나 음장감을 높인 제품이 많이 포함됐고 디자인 측면에서는 형광표시, 알루미늄패널 등 외관이 화려하면서도 단순한 제품에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마디로 「몸집은 작아도 다양한 기능을 갖췄고 디자인이 산뜻하며 값도싼」 오디오가 소비자들에게서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판매수량 1위를 차지한 제품을 비롯해 일부 제품은 최근 2∼3년 동안 판매 순위 상위권에 머무는 등 「스테디셀러」로 부상하고있다. 오디오제품이 다른 전자제품에 비해 생명주기(라이프사이클)이 길다는 특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