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용산이 문화의 거리로 자리잡는다. 국내 최대의 전자상권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문화가 없었던 용산이 특유의 전자문화를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색깔있는 지역문화를 만들자는 것이다.
대학로가 「젊은의 거리」로, 충무로가 「영화의 거리」로, 예지동이 「혼수용 귀금속제품의 거리」로 알려졌듯이 용산도 첨단 「전자문화의 거리」로바꿔 보자는 의미이다.
용산은 그동안 전자유통이라는 고정적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문화」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지나치게 경직된 분위기였다. 주변의 경쟁업체보다 한푼이라도 더 벌어보자는 식의 치열한 경쟁이 전부였다.
때문에 최근들어 첨단의 의미를 가미한 부드러운 느낌의 새로운 이미지 창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게 상가 전체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취지에 부응, 문화부흥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가는 뭐니뭐니해도 터미널상가이다. 터미널상가는 오는 9월 전국컴퓨터상가상우회연합회와 공동으로 「용산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용산축제」는 컴퓨터 신제품의 소개, 성능비교 행사, SW축제, 게임·워드프로세서 경진대회등 컴퓨터와 관련된 행사를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터미널상가가 컴퓨터와 SW중심의 상가인만큼 첨단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한다는 취지와 부합된다. 또 이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전자랜드·선인상가·나진상가 등 용산의 주요상가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속뜻도 포함하고 있다.
터미널상가 상우회의 尹俊鎬 회장은 『용산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게 하는「첨단」인상을 만들기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다양한 제품과 기술발전에 대해 정보를 얻지만 실상 눈으로 확인하기엔 일반인들로서는기회제공이 별로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용산축제」를 시작으로 언제나첨단기술의 전시장으로 또는 교육장으로 거듭나는 상가가 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전자랜드를 중심으로 용산 전자상가의 각 상가가 연합해 「용산 거리문화축제(가칭)」를 계획했었으나 실질적인 어려움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행사 및 이벤트 등 각종 문화행사에가장 적극적인 면을 보이고 있는만큼 이번 「용산 거리문화축제」행사 기획도 용산의 문화부흥 움직임의 초석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관계자는 『용산도 이젠 그저 중간상인이 집합한 집단상가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할 때가 됐습니다. 독특한 문화없인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전자제품과 전자기술의 총집합」이란최대의 명제를 안고 다양한 문화의 산출로 고객을 유인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라며 『유통시장 개방의 파고가 거세진만큼 우리만의 고유의 문화로대처해 나가는 것도 새로운 판촉전략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새롭게 부상하는 「용산 르네상스」가 새로운 사회문화로 자리잡을 날도머지 않은 것 같다.
<이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