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업체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歐美업체들에 대해 오는 7월말만료되는 美日반도체협정을 대체하는 다국간 민간협의회를 창설할것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日本經濟新聞」이 26일 보도했다.
일본측의 이같은 제안은 정부의 관여를 배제하고 업계차원에서 반도체시장을 감시하고 정보를 교환해 시장동향등을 자율적으로 점검한다는 게 목적으로 일본 통산성도 「관리무역적인 2국간협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환영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업계는 기존 양국정부간 협정의 연장을 요구하고 있어이번 제안은 다음달 열릴 예정인 4極 통상회의를 비롯한 협상에서 「정부 관여」를 둘러싼 논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번 민간협의회 제안은 일본전자기계공업회(EIAJ)가 지난 2월말 미국·EU및 한국의 업계단체에 비공식으로 전달했다.
이 제안은 반도체산업에 관련된 문제를 정기적으로 협의하는 미·일·유럽·아시아 4極 민간협의회를 창설하고 독점금지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반도체가격을 분석하고 덤핑수출을 감시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시장참여를 위해 협력을 계속하는 한편 세계반도체시장통계(WSTS)의 자료등을 토대로 각 시장별 동향을 점검하는 기능을 지향한다. 다만 현재와 같은 형식의 국적·브랜드를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조사는 실시하지 않는다.
이번 제안과 관련 EIAJ의 오가(大賀) 회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美日반도체협정의 만료후 민간차원의 협의기구를 제안하는 한편 2국간협정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본정신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또 같은 날 쓰가하라(塚原) 통산장관은 經團連대표 간담회에서『민간차원의 대화가 진전되고 있는 데 대해 감사한다』며 수면하에서 민간차원의 조정작업이 이루어 지고 있음을 시사함과 동시에 민간협의가 美日협정 문제를 타개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美日반도체협정을 민간주도의 협의기구로 대체하려는 이번 제안은 민간의 협력관계가 진전되고 있어 「정부간 협정은 더 이상 필요없다」는 일본정부의 주장과 일치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업계는 정부간 협정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시장에서 외국산반도체의 점유율조사등 정부가 어디까지 관여할 지를 둘러싸고 양국간의 줄다리기는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측은 새로운 점유율 목표치의 설정을 포기했지만 시장참여상황을파악하기위해 점유율조사만은 지속해야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업비밀인 반도체조달처를 집계하는 점유율조사는 정부가 관여해야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시장원리를 왜곡한다」며 정부관여를 거부하는 입장이다. 특히 점유율조사는 사실상 점유율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해외현지생산이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신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