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B(디지털 오디오 방송)시스템 개발 이상기류

차세대 오디오시스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오디오방송(DAB)시스템」 개발전선에 최근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DAB시스템 개발이 정책당국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기관및 업체끼리도 제대로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관계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DAB시스템은 통상산업부가 이달말께 선정, 발표할 「중기거점 기술개발사업」에서 탈락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사업은 차세대 유망산업을 선정, 정책적으로 육성 발전시키는 것인데DAB시스템도 이번에 그 대상품목에 올라 있으나 광속거래(CALS) 등다른 품목에 밀려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통산부는 최근 회의를 열고 DAB 연구개발이 당장 시급하지 않다고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DAB기술이 새로운 기술이 아닌 기존기술을응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유럽방식의 DAB규격(유레카 17)을 따르자는 주장과 우리만의 독자규격을 제정하자는 주장이 합의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민관 공동으로 오는 99년까지 독자적인 DAB시스템을 개발키로 한 애초 일정은 상당부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DAB시스템 개발을 총괄할 전자부품종합연구소가 지난해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용 DAB시스템 양산은 내년께에, 휴대형 제품은 오는 99년께부터 양산될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이같은 DAB시장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 외국기술에 종속되고 따라서 자립기반을 상실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보고서는 또 독자적인 시스템을 개발하기 이전에 현재 DAB국제 표준규격으로 자리잡고 있는 유럽방식(유레카 147)을 바탕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을 최소한 4년으로 잡고 있다. 개발일정이 99년까지로 된 것은 이같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는 이번 중기거점기술개발사업에 DAB시스템이 선정되지않으면 자연히 개발일정도 늦춰지게 돼 국내기술과 외국기술의 격차가 앞으로 크게 벌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기술개발이 날로 가속화하고 있어 개별기업의노력만으로 이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고 낮은 가격으로 제품화하기가 어려워 DAB시스템을 개별기업이 개발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DAB시스템은 고기능 ASIC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관련기술이워낙 취약하고 개발부담도 커 공동개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AV업계는 『디지털 변복조 기술과 ASIC기술 등 DAB관련기술은다른 기술을 응용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기술에도 적용가능한 새 기술이고 규격제정 방향도 중기거점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된 후에도 늦지 않는다』며 DAB시스템의 탈락설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AV업체의 관계자는 私見임을 전제로 『DAB시스템이 이번에 탈락한다면 이는 정부정책에 영향력이 큰 대기업의 참여가 적기 때문일 것』이라고말했다.

이와 관련, 통산부측은 DAB시스템이 중기거점기술개발사업에서 탈락된다는 것은 추측일뿐 아직 아무것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DAB시스템의 공동개발에 대한 관련기관 및 업체간의 공조체제에도최근 균열이 생길 조짐이 일고 있다.

최근 DAB시스템의 중기거점기술개발사업 관련 연구기획과제 선정 검토과정에서 한국통신(KT)과 생산기술연구원 등 관련기관들은 개발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 DAB시스템의 개발 방향에 대해서도참여 기관 및 업체 사이에 DAB수신기 개발에만 주력하자는 시각과 향후DAB응용기기에까지 손대야 한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