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진단기의 총아로 일컬어지는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를 메디슨이자체개발한 것을 계기로 국산 전자 의료기기 기술수준의 현주소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원자핵을 정자장 속에 두고 일정한 주파수와 에너지를 부여해 일으키는 공명현상을 신호로 바꾼 후 컴퓨터를 이용해 인체 내부를 진단하는 MRI가 전자·의학·전기·기계·물리·화학·전산·통계 등 각종 기술 및 학문이 결합된 복합기술적 특성을 갖고 있어 해당국가의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잣대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MRI는 X레이·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등 기존 에너지 방출형 영상진단기기와는 달리 인체에 무해하며 선명한 인체 해부학적 영상 이미지와 함께 혈류의 속도 측정 등 첨단 진단기능을 갖추고 있어 미국·일본·독일 등선진 몇개국만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최첨단기술이다.
최근 발표된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 수준의척도인 국산 전자의료기기의 품질은 지난해의 경우 동급 외국 최고 수준의제품과 비교했을 때 평균 83%인 것으로 나타나 94년 조사시 평균 80%이던 것에 비하면 약간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품목별로 살표보면 소독기는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 주요 부품을 국산화 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100%)을 선보이고 있으며 인큐베이터와 전자혈압계는 디자인이 선진 제품에 비해 약간 떨어져 85%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초음파 영상진단기·X선 필름현상기·마취기는 선진 제품의 80%이며 X선 진단장치는 7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산 전자의료기기의 품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것은 대표적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이 연 매출액의 10∼15%를 R&D에 투자하는 등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 핵심 부품을 비롯한 주요 기술의 국산화율이 점차 높아지고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CT·MRI·컬러 초음파 영상진단기·대용량 증기멸균기·리모트 X레이 촬영시스템·체외 충격파 쇄석기·각종 레이저 수술기·퍼지형 전자혈압계·12채널 심전도계·적외선 체열촬영장치 등 국산화가 이뤄진 품목을 살펴보면 국내 전자의료기기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뿐만 아니라 3D 컬러 초음파 영상진단기·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텔레 라디올로지·인공심장·골밀도측정기(BMD)·전자내시경·유방암진단기등 첨단 전자의료기기도 개발중이거나 막바지 단계에 있어 늦어도 2000년까지는 극소수의 고가 전자의료기기만 제외하고 전 품목이 국산화 될 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이처럼 화려한 외형에 비해 내용상으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특히 첨단 전자의료기기의 핵심기술 국산화율이 낮아 아직도 많은 업체들이 선진업체의 힘을 빌리고 있는 상황인데다 국내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해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은 것도 큰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가 의료기기도 가전제품과 같이 디자인이 매우중요한 요소로 인식돼 판매까지도 좌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의료기기 업체들은 아직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한 것도 취약한 부분으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