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을 석권해온 일본업체들이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파나소닉·미쓰미·티악 등 그간 국내 시장을 거의 석권해온 일본업체들이 국산제품에 밀려 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올들어 총 40만대 가량의 CD롬 드라이브를 판매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배속별로 보면 4배속 드라이브가 24만대(60%), 6배속 제품은 15만2천대(38%), 8배속 드라이브가 1만대(2%) 정도 판매됐는데 LG전자·삼성전자·태일정밀 등이 33만대(90%) 가량을 공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시장을 장악해온 일본산 제품은 전체의 10% 수준인 4만대 미만의 물량만을 공급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0%나 시장점유율이 격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산 CD롬 드라이브는 지난 94년 국내 시장의80%를 장악했다.
특히 일본업체들은 최근 주력제품으로 급부상한 6배속 CD롬 드라이브와 올하반기부터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8배속 제품을 거의 출시하지못하고 있어 이같은 점유율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3.4분기부터는 삼성·LG 등 국산업체들과 미국·싱가포르산수입제품이 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을 장악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산 CD롬 드라이브 판매가 격감한 것은 제품 판매가격이 3개월마다 30%씩 떨어지는데다 생산업체가 미처 시장이 성숙되기 전에 성능을 크게 개선한 후속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4배속 제품 이후 LG·삼성 등 국내업체를 포함, 미국 등지의 경쟁업체에 비해 신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하지 못했던 점도 시장점유율이 격감한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미국 및 대만·싱가포르 등지의 후발업체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6배속 및 8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생산 중인 업체는 모미쯔(Momitsu), 라이온옵틱스·다이아몬드 등 미국업체와 옵티컬스토리지·원즈·아즈텍·크리에이티브 등 싱가포르업체, 대만 에이서, 네덜란드필립스 등 10여개사로 대부분 국내 시장에 진출해 점유율이 늘어나는 추세를보이고 있다.
<남일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