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Office Automation:사무자동화)기기 전문업체.
지난 37년간 복사기 및 팩시밀리 전문업체를 대표하던 수식구다. 신도리코, 롯데캐논, 코리아제록스 등 복사기 업체의 이름 앞에는 「OA전문업체」라는 말을 붙여주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복사기 및 팩시밀리 전문업체들은 최근 「OA전문업체」라는 거추장스러운 수식구를 버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요컨대 「OA전문업체」라는 말은 더 이상 이들 업체군을 특징지울 수 없게됐다는 것이다.
OA 즉 사무자동화는 「종이 없는 사무실」로 표현될 수 있다. 하지만 복사기와 팩시밀리는 종이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복사기와 팩시밀리는종이가 있어야만 존재 의미를 갖는다는게 이들업체의 설명이다.
오히려 소모품인 복사용지와 팩스용지는 매출비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종이 없는 사무실」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PC일수 밖에 없다. 복사기나 팩시밀리가 아닌 PC와 이에 딸린 주변장치들, 그리고 이를 이용한 각종 응용프로그램이야말로 종이 형태의 각종 서류를 디지탈로 바꾸고 서류없는 사무실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도 사무자동화(OA)라는 표현을 복사기나 팩시밀리에 적용하는 것이 언어의 사회성 측면에서 무리가 있다는 게 이들 업체의 辯이다.
복사기 및 팩시밀리 전문업체에게 OA라는 수식구가 붙게 된 것은 정확히 37년 전이다. 지난 60년초 일본의 복사기 제조사인 리코社가 관련전시회를 열면서 이 회사의 간부인 오에이氏의 이름을 따 이 전시회에 OA라는 말을 붙인것이 유례로 돼 있다.
또 신도리코의 전신인 (주)신도교역이 60년초 리코社로부터 복사기를 도입, 국내에 첫선을 보일 때부터 국내에서도 이 말이 일반화하기 시작했다.
당시만해도 복사기 및 팩시밀리가 사무실내에서 가장 비싼 고가장비였고 또사무실 환경을 크게 개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말은 나름대로 사회성을 획득하며 일반화돼갔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 크게 바뀌었는데도 아직까지 복사기업체에 OA전문업체라는 수식구를 부여하는 것은 갓쓰고 양복입은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OA기기전문업체를 대신할 마땅한 표현을 찾지못하고있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이균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