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인터네트 博覽會

余仁甲 피라미드 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인터네트 열풍은 컴맹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한 세대에게 「인터맹」이라는 새로운 멍에를 씌우고 있다. 이젠 인터네트를 쓰지않거나 명함에 인터네트 주소를 넣지 않으면 시대에 크게 뒤떨어지는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려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만의 통신수단이었던 인터네트는 기업체 광고에까지 웹 주소가 널리 사용될 만큼 대중적인 통신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4천만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등록된 네트워크 수도 5만개에 이른다. 이 숫자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해 국경을 허물고 전세계를 하나의정보망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올 한해 동안 인터네트 박람회가 열린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 통신망인 인터네트에 가상전시관을 마련하여 세계 각국의 산업·기업·정보·문화 등을전시하는 네트워크 안의 엑스포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참가하기 위해 인터네트 엑스포 한국조직위원회를 출범시켜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인구 10만 이상 도시의 공공 장소에 전용선으로 연결된 PC가 설치되면 누구나 마우스만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는 지난번 대전엑스포처럼 몇시간씩 줄을 서며 지루하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 시간낭비 없이필요한 정보를 즉시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인터네트 박람회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첫째, 기업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다. 현재 국내 30여 그룹들은 하나같이정보통신사업에 발을 들여 놓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이득이 되지 않는사업은 홀대를 받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하고 사회적 분위기나기반조성을 위해 다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 특히 이번과 같은 인터네트박람회 기금 조성에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미국은 이미 정보통신 대기업들이 발벗고 나서서 거금을 희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정부에서 어떻게 하겠지 하는 자세이거나 다른 기업은 어떻게 하느냐고 관망하는 기업이 많다.

둘째는 고속전산망의 조기 구축이다. 고속전산망이 구축되면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인터네트에 접속할 수 있게 돼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덜게 된다.

이와 함께 회선 제공업체의 회선관리 능력과 고속회선 지원 능력도 향상되돼야 한다.

셋째로 해결돼야 할 문제는 보안이다. 이용자 개인에 관한 사항이나 비밀번호, 신용카드의 노출 등을 방지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는 아직 없다. 특히전자화폐를 사용한 전자상거래가 앞으로 더욱 활발히 진행될 전망인데 그렇게 되면 거래 내용뿐만 아니라 개인의 암호나 은행계좌 등의 정보가 너무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완벽한 보안은 결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이용자 스스로가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보안문제에 관해서는 지속적인 개선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