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상소프트웨어 업계가 긴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영상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세계무대로 진입하기 위한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이같은움직임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영상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우리 작품의 해외수출부터 외국 업체들과의 합작, 외국 영상업체들에 지분참여 등 세계시장을 향해 도약하려는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같은 노력은 아직까지는 걸음마단계에 있지만 국내 영상소프트웨어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동안 진행됐던 국내 영상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움직임을 분야별로 취재, 연재한다.〈편집자註〉
「우물안 개구리」
국내시장에 안주하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상소프트웨어 산업계의 모습을 대변한 말이다.
우리 영상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국내시장에서 「도토리 키재기식」의 경쟁을 벌일때 홍콩이 미국시장에 진출해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에 비하면아주 다른 상황이다.
홍콩영화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커버스토리로 등장할 정도로미국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됐던 「홍번구」(당계례 감독)는 올초 미국에서 개봉돼 아시아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박스오피스(극장매표수익) 1위를 기록했다.
또 홍콩출신의 오우삼 감독은 할리우드에 진출, 「부러진 화살」을 제작해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처럼 홍콩이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아직도할리우드의 진출은 고사하고 세계시장에서 여전히 변방에 위치하고 있다.지난해 9월까지 우리의 영화수출은 10여건에 10만달러도 못미치는 수준을보였을 정도다.
해외시장진출은 고사하고 우리는 국내 영상소프트웨어시장마저 외국 메이저에 내주고있는 상황이다.영화,비디오,음반,게임소프트웨어시장은 최저 40%에서 최고 90%정도를 외국업체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펠샤법에 따라 모든 라디오 방송국에 가요의 40%를 국내의것으로 방송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TV에 대해서도 방영프로그램중 60%를 유럽제작물로,그리고 이중 40%를 프랑스제작물로 구성하도록 한 쿼타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지만 프랑스는 이를 통해 자국의 영상소프트웨어산업의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다.
이에반해 우리의 경우 그동안 국가적인 정책부재와 함께 우리 영상업계의취약한 현실로 인해 국내시장도 지키지 못하면서 외국메이저들의 이익을 챙겨주는 데 바빴던 실정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대기업들이 가세하면서 국내영상업계는 눈을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제일제당이 영상업계의 천재인 스필버그가 주축이 되어 만든 「드림스 SKG」에 자본을 참여하면서 영화의 고장 헐리우드에 진출한 데 이어 올초에삼성영상사업단이 뉴리전시에 지분을 참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국내 영상업체들은 영화,게임,뮤지컬등 모든 분야에서 외국업체들과 공동으로 작품을 제작,세계시장에 진출할려는 움직임을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또한 우리영화나 게임,음반등 영상물을 외국으로 수출하려는업계의 열기도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이같은 국내업체들의 열기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정부의 정책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