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파워」란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고 로케트전기와 더불어 국내 전지산업의 양대 기둥인 (주)서통이 본격적인 2세 체제로 돌아섰다. 지난 2월28일제 42기 주주총회에서 창업주인 崔俊圭회장(70세)이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 일선에서 물러섬에 따라 실권을 이양받은 장남인 崔佐鎭사장(44세)의 본격적인 2세 체제 구축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崔佐鎭사장은 외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80년 미국 워튼스쿨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MBA 출신으로 80년 졸업과 동시에 서통에 입사, 87년 전무 승진에 이어 93년 사장에 취임하기까지 13년간 전부서를 돌면서 착실한 경영자 수업을 받아왔다.
아직 회장자리에 오르는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는 절차상의 문제에불과할뿐 최사장이 이미 (주)서통에 대한 실권을 쥐고 있는 명실상부한 1인자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같은 사실은 최사장이 이미 지난해부터 2세 체제출범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신세대에 맞는 신경영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하는 등 경영혁신을 단행해온데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崔사장은 지난해를 「서통 재창조 원년」으로 공표하면서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체제변화를 모색해 왔다. 우선 조직차원에서 수립된 전략의구체적인 실천방법이 개개인의 업무 리스트로 연계되는 업무 리엔지니어링을단행, 최고 경영층으로부터 시작되는 사업에 대한 전략을 전 단위조직을 통해 사원 개개인의 1년 업무계획으로 연결되도록 했으며 다면적 평가제와 연봉제 등 신인사제도를 도입했다. 다면적 평가제는 직속상사 및 직속부하에서부터 업무교류가 빈번한 수평적 관계에 있는 타부서 담당자로부터 수직·수평적인 의견과 평가를 취합하고 당사자와의 공유과정을 거쳐 최종 평가를 내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1년간의 급여를 결정하는 제도다. 이와함께 인적자원 교육을 위한 투자를 확대, 필요인력의 미국 명문대 파견교육은 물론 신입사원들도 약 1개월간의 국내 연수를 마친후 미국연수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또한 사원채용도 신문공고 및 학교추천 등 통상적인 방법 대신 회사에서필요로 하는 인력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방법으로 전환,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과장·대리급의 젊은 선배가 채용을 원하는 과에 직접 찾아가 회사를 소개하고 관심있는 학생들을 모아 현장에서 바로 1차 면접을 실시하고이를 통과한 사람에게는 토익시험을 거쳐 부서장을 포함 3명으로 구성된 실무진이 2차 면접 및 임원단에 선보이는 절차를 거쳐 선발토록 했다.
또한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를 코어타임으로 정하고 출퇴근 시간을 30분 단위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플렉시블타임 근무제를 도입, 활기찬 근무분위기 조성을 꾀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코어타임을 더 줄여 사원들의 출퇴간 시간 선택의 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崔사장은 또한 그동안 마케팅 업무를 일부 담당해온 기획조정실을 전격 해체하고 마케팅활동 및 홍보작업을 전담한 마케팅실을 신설, 영업지원활동을보다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업무효율 제고책을끊임없이 내놓음으로써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崔사장은 이같은 다양한 체제변혁을 시도하면서 본격적인 2세체제 출범을계기로 제2의 도약의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최인진氏 및 최명진氏 등 모두서통의 요직에 포진하고 있는 최진규 前회장의 2세들은 이같은 개혁작업에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崔 前회장의 둘째 아들인 최인진氏는 (주)서통이 지난 90년 인수한 테이프전문회사인 ATC社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테이프사업은 필름사업 및 건전지사업과 더불어 서통의 3대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 (주)서통의 미국 현지법인인 ATC社는 특히 3M社에 이어 미국 제2의 테이프 회사로 평가되고 있는업체다. 세째 아들인 최명진씨는 이번 주총에서 상무로 승진, 지원부문 재경부를 총괄하고 있다.
<김순기 기자>